“사람이 먼저” 강조…노사정책, 법보다 합의 중시 기조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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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고용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 앞 교통시설물 위에서 161일째 농성 중인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장을 찾아 전화 통화로 안부를 전하고, 노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어 26일에는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566일째 농성 중인 박정혜 금속노조 수석부지회장을 만나 "해결책을 갖고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세종호텔은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12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은 뒤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이후 영업이익이 회복됐지만 해고자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리해고의 정당성은 노동위원회와 1·2심, 대법원을 거쳐 확정됐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22년 화재 이후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했고, 노동자들은 위장 폐업을 주장하며 자회사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승계 요구는 최근 1심 법원에서 기각됐다. 두 사업장 모두 사측은 교섭 자체를 거부하는 상태다.
고용부 장관이 두 고공농성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법적으로는 사측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단된 사안임에도 장관이 직접 현장을 찾아 소통하면서 정부의 노사정책 기조 변화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이정식 전 장관은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고공농성 사태 당시 일촉즉발의 공권력 투입 상황에서 현장을 방문했지만 이는 갈등 확산을 막기 위한 사태 관리 목적이 강했다. 김문수 전 장관은 노조 출신임에도 2022년 전태일기념관을 방문할 당시 바로 앞 고공농성장은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장관은 현장에서 "사람이 있고 법이 있는 것이지, 법이 있고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어떤 판결도 노사 당사자의 합의보다 낫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