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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C 2025] “응원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플리케 감독, 팬들 응원에 고개 숙인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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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7. 28. 15:34

한국 배틀그라운드 대표팀의 3연패 도전은 끝내 무산됐다.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펍지 네이션스 컵(PUBG Nations Cup, 이하 PNC) 2025'에서 한국은 파이널 스테이지 최종 8위를 기록하며 대회를 마쳤다. 

대회 내내 기복 있는 흐름과 예상 밖의 변수들에 시달린 한국 대표팀. 다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그 중심엔 선수들과 감독의 고군분투가 있었다.

◆ 첫날은 괜찮았다...한국, 기세 좋았던 출발
파이널 스테이지 첫날 한국은 4인 생존 기반의 침착한 운영으로 상위권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치킨 없이도 순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단한 포지셔닝과 상황 판단 덕이었다. 특히 '규민(심규민)'과 '서울(조기열)'의 순간 반응과 백업 호흡은 여러 매치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하지만 감독 김성민(플리케)은 이 시점부터 '인지 부조화'의 징조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첫날은 괜찮았다. 다만 준비해온 세트플레이가 생각보다 경기 안에서 잘 풀리지 않았다. 초반부터 예상 못한 교전이 너무 많았고 선수들이 빌드업에 혼란을 겪었다"

그는 "무슨 말을 해도 핑계 같지만 분석과 준비는 충분히 했기에 더 아쉽다"고 토로했다.

◆ 한국...예고 없이 찾아온 하락세, 흔들린 판단력
PNC 2025 파이널 스테이지 2일차와 3일차로 접어들며 한국은 운영 측면에서 계속 흔들렸다. 페이즈 중반까지 도달하는 매치가 줄어들었고, 초반부터 불리한 전투에 끌려 들어가며 제대로 된 점수 수확이 어려워졌다.

플리케 감독은 "제가 확실한 방향성을 못 잡아준 게 크다"고 말했다.

"사소한 실수들이 있었지만 이 선수들이 그런 걸 자주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제 콜과 판단, 리딩의 부족이 컸다. 더 좋은 판단을 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

특히 3일차 마지막 3연전에서의 성적은 치명적이었다. 16매치에선 조기 탈락, 17매치에선 태국과의 교전에서 무너졌고, 18매치에선 중국과의 조우 직후 레이닝을 제외한 전원이 다운되며 탈락. 그 여파로 한국은 7위에서 최종 8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 강한 팀은 결국 교전도 강했다
이번 PNC 2025의 메타는 분명했다. 교전력이 좋은 팀이 강세를 보였다.
베트남은 적극적인 진입과 치열한 전투에서도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우승을 가져갔고 중국 또한 높은 교전 성공률을 바탕으로 준우승을 기록했다.

플리케는 "운영에 강점을 둔 팀들은 초반 안정성이 확보돼야 강점을 발휘하는데 이번 대회는 초반 교전이 유독 많았다"며 경기 양상 자체가 평소와 달랐다고 분석했다.

"국가대항전은 정규리그와 다르다. PNC는 변수가 많고, 교전 강한 팀이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기 쉽다. 올해도 그랬다. 그 부분에서 우리가 대응을 잘 못한 것 같다"

◆ 팬들의 함성과 죄송함 사이
현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응원은 경기력과 상관없이 이어졌다. 27일 마지막 날까지도 응원석에선 '대한민국' 연호가 끊이질 않았다.

플리케 감독은 "이렇게 못하는데도 마지막 매치까지 큰 소리로 응원해주셨다"며 고개를 숙였다.

"보답하지 못한 게 가장 죄송하다. 어떤 말을 해도 납득이 안 될 거라는 걸 안다. 결과로 보여드려야 하는 대회였는데, 그러지 못했다"

◆ 남은 것은 다음을 위한 과제
PNC 2025는 끝났지만 글로벌 리그는 계속된다. 한국은 이제 EWC를 포함한 후속 국제전과 연말 PGC까지 준비해야 한다. 플리케 감독 역시 "정규리그는 다른 양상"이라며 이번 PNC에서 얻은 교훈을 향후 대회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당장은 어떤 말씀을 드려도 납득이 어렵겠지만, 다음 무대에서 결과로 보여드리겠다"

3연패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들이 끝까지 보여준 건 '국가대표의 책임감'이었다.

그리고 그 책임감을 가장 무겁게 느낀 건 현장에 선 그들이었다. 이 팀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동욱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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