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스타트업 손잡고 프로젝트 참여
기술협력 넘어 사용자 관점서 완성도↑
데이터센터 '각' 보유… 인프라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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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최근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1차 사업자를 선정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 사업에 실리콘밸리 비전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웰브랩스는 영상 인식 및 이해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네이버의 멀티모달 기술과 결합해 영상 중심의 AI 사용성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트웰브랩스의 영상 인식 기술이 네이버 서비스에 적용될 경우 사용자들이 영상 콘텐츠를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검색하거나 추천받을 수 있어 실제 사용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번 협업이 단순한 기술 협력이 아니라 사용자 관점에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네이버의 AI 전략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기술 자체보다 '사용성과 서비스화'에 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검색, 쇼핑, 웹툰, 커뮤니티 등 다양한 네이버 플랫폼에 이미 통합돼 실시간 운영 중이다. 사용자 요청 자동 생성, 검색어 요약, 리뷰 분석, 음성 합성 내비게이션 안내 등 실질적인 활용 사례들이 확보돼 있으며, 이러한 서비스 운영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는 다시 모델 학습과 성능 개선에 투입되는 내부 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자체 개발·학습·서비스 운영·사용자 반응 수집 및 재학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모두 갖춘 것은 국내 기업 중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다.
또한 네이버는 AI 개발을 위한 인프라에서도 독보적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각(GAK)'을 중심으로 고성능 GPU 연산 체계, 초고속 데이터 처리 클라우드, 자체 서비스 플랫폼까지 통합 운영 중이다. 서버 약 60만대가 수용 가능하며 친환경적인 설계와 함께 로봇 자동화 시스템까지 구축해 글로벌 수준의 AI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
네이버는 공공기관과의 데이터 협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공받은 고화질 이미지 7만여 건을 하이퍼클로바X 학습에 활용했으며, KBS와도 콘텐츠 협력을 진행하는 등 정부가 강조하는 민관 데이터 협력 모델을 실제로 구현하고 있다.
다만 기술과 인프라 모두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도 존재한다. 최근 네이버는 NIPA가 추진한 GPU 임차 지원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는데, 이는 정부의 GPU 자원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네이버는 자체 GPU 자원을 활용해 사업을 진행해야 하며, 이로 인해 GPU 장비 구매 및 관리비 증가 등 상당한 재정적 부담과 운영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러한 행보를 '소버린 AI' 전략의 중요한 선행 단계로 보고 있다. 소버린 AI란 특정 국가가 기술 주권을 확보해 자율적으로 운영 가능한 AI 환경을 구축하는 개념이다. 기술 자체가 아니라 서비스화 및 사용자 환경과의 긴밀한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내놓는 구조 자체가 네이버의 강점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