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순익 전년比 10.48% 증가
KB, 주주환원 최대 54% 전망
우리, 희망퇴직탓 순익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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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곳은 KB금융이다. 3조4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으로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사수했으며, 13.74%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로 주주환원 확대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KB금융의 올해 주주환원율을 최대 54%로 전망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작년 이뤄진 희망퇴직 비용이 올 상반기에 반영된 가운데, 충당금 적립이라는 일회성 비용도 발생했다. 그럼에도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 완료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효과가 반영될 3분기에는 유의미한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실제로 2분기에만 1조원이 육박하는 순이익을 내는 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순이익 합은 10조3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8% 늘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비이자이익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4대 금융의 비이자이익 합은 7조212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7.2% 증가했다. 2분기에는 코스피 시장이 3000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가 호황을 보였고 원·달러환율 역시 내림세를 보이며 1300원대에 머물렀다. 이에 유가증권·외환·파생 부문 손익이 전반적으로 늘었으며, 퇴직연금과 방카슈랑스 판매수수료, 증권 중개수수료도 힘이 됐다.
이자이익은 1.5%가 넘는 예대금리차이와 함께 6·27 가계대출 규제,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대출 수요 증가 등의 영향을 받아 금리인하기 국면에서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4대 금융 이자이익 합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21조924억원이었다.
각사별로 순이익을 살펴보면 KB금융이 3조4357억원으로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사수했으며, 신한금융이 3조37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은 2조3010억원, 우리금융은 1조5513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작년 발생했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금 적립이 올해는 사라짐에 따라 순이익이 23.84% 늘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10.57%, 11.2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작년 상반기 대비 11.63%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는데, 희망퇴직 비용과 책임 준공형 신탁 사업장 관련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2분기 순이익이 역대 최고 수준인 9346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상반기 양호성 수익성을 기록한 가운데, 주주환원의 핵심 지표로 여겨지는 CET1 비율도 개선세를 지속했다. 4대 금융그룹 모두 CET1 비율 개선을 위해 RWA 관리에 집중해 왔다. 이로 인해 대출자산 성장이 위축,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상반기 기준으로 실적 성장과 CET1 비율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6월 말 CET1 비율은 KB금융 13.74%, 신한금융 13.59%, 하나금융 13.39%, 우리금융 12.76%로 지난 3월 말과 비교해 0.07%포인트에서 0.3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4대 금융그룹의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하반기 추가 주주환원의 기준이 되는 13.5%를 가뿐히 넘으면서 금융그룹 최초로 연 주주환원율 50%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KB금융은 하반기 8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과 2분기 주당 92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신한금융은 자사주 매입·소각 8000억원과 주당 570원의 현금배당을, 하나금융은 자사주 매입·소각 2000억원과 주당 913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우리금융은 주당 200원의 2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4대 금융그룹 모두 안정적인 이익 체력을 나타내고 있다"며 "KB금융을 중심으로 우수한 주주환원율을 보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