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미국 등 북미에선 1634억 쓸어담으며 1위 출발
시대적 배경과 서사의 높아진 장벽이 단점으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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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판타스틱 4…'는 개봉 다음날인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26만9098명을 불러모으는데 머물러, '전지적 독자 시점'(42만7357명)과 'F1 더 무비'(34만237명)에 이어 3위로 출발했다.
마블 슈퍼 히어로물이 한국에서 상영 첫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 등극에 실패하기는 2014년 7월말과 올해 4월말 각각 공개됐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썬더볼츠*'에 이어 '판타스틱 4…'가 세 번째다. 마블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충성도가 유독 높아 '마블민국'으로 통했던 과거가 갈수록 무색해지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미국은 사정이 다르다. 27일(현지시간) 영화 흥행 수입 집계 사이트인 박스오피스 모조의 집계에 의하면 '판타스틱 4…'는 같은 기간동안 미국을 비롯한 북미 4125개 스크린에서 1억1800만달러(약 1634억원)를 벌어들이는 등 전 세계에서 2억1800만달러(약 3018억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이 중 북미 오프닝 스코어만 놓고 보면 '마인크래프트 무비'(1억6275만달러·약 2246억원)와 '릴로 & 스티치'(1억4602만달러·약 2015억원)에 올해 3위에 해당되며, 같은 마블 작품인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8884만달러·약 1227억원)와 '썬더볼츠*'(7430만달러·약 1029억원)를 크게 앞서는 성적이다.
현지 평단과 언론의 반응도 비교적 좋다. 콘텐츠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 점수 87점과 일반 관객 점수 93점를 기록했고,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극장 출구조사에서는 'A-' 등급을 받는 등 대체로 호평 일색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판타스틱 4…'에 대해 "6년 만에 나온 마블의 오리지널 히트작"이라며 "마블이 할리우드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히트작 제조기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CGV 에그지수와 네이버 실 관람객 평점이 각각 89%와 8.35점(10점 만점)에 머무는 등 '판타스틱 4…'를 대하는 한미 온도차가 이처럼 큰 까닭은 우선 미국인들이 반겨할 만한 극중 시대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과 유인 달 탐사에서 비롯된 낙관주의가 미국 사회를 지배했던 196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아 현지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는데 성공했지만, 공통 분모가 없는 한국 관객들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또 슈퍼 히어로들마다의 개별적 능력이 확실하게 부각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처리된 것도 한국 관객들사이에서는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하철승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서사의 장벽이 높아진 것 역시 한국 극장가에서 마블 작품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요소다. 일례로 '판타스틱 4…'는 이미 초능력자가 되고 나서의 주인공들을 처음부터 등장시키는데, 원작 만화에 익숙한 미국 관객들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한국 관객들은 불친절하게 느낄 수 있는 설정"이라며 "극장 산업 자체가 침체에 빠져있는 상황 또한 한국에서 마블의 부진 탈출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