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참석은 헛된 망상"
양무진 총장 "북미 정상, 판문점서 만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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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은 28일 '조한관계는 동족이라는 개념의 시간대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공식립장을 다시금 명백히 밝힌다"고 했다.
북한이 새 정부 출범 54일 만에 이재명 정부 대북 정책에 대해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동생인 김 부부장 명의 담화라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취임 직후 북한이 담화를 내놓은 만큼, 대남 압박 및 반응 탐색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담화에는 '조건부' 문장이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이미 입장과 전략 기조가 확고한 상태로 이재명 정부에 대한 전략 기조가 내부적으로 정리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에 옵저버(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할 가능성도 매우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이 "헛된 망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졌다.
다만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만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한이 APEC 불참 메시지를 내긴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대미 비판 메시지가 없다는 점에서 만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양 총장은 또 "이재명 정부를 직접 거명하면서도 '괴뢰' 등의 조롱적인 용어를 자제했다"면서 "새 정부에 대한 수위 조절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정부의 대북방송 중단 등의 노력에 대해서도 "평가받을 만한 일이 못된다. 일방적으로 우리 국가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극단의 대결분위기를 고취해오던 한국이 이제 와서 모든 결과를 감상적인 말 몇 마디로 뒤집을 수 있다고 기대하였다면 엄청난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통일부는 일관된 대북 유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해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인 평화 정착은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철학"이라며 "정부는 적대와 전쟁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일관되게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도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면서 "협력의 남북관계를 만들고 한반도 평화 공존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차분히 일관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