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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사 주지, 횡령·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로 조사…승적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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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7. 28. 15:44

"'CEO 스님'으로 불리며 소림사를 거대한 상업 제국으로 만든 인물"
공연,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어…'지나친 상업화' 비판 받아
China-Temple-Abbot Investigation
중국 허난성 소림사 주지 스융신/AP 연합뉴스
중국 무술 소림권의 발원지로 널리 알려진 중국 허난성 소림사(少林寺)의 주지가 사원 자산 횡령과 여러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 등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28일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소림사 관리처는 전날 소림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주지 스융신(釋永信)이 사찰 자산을 횡령·점유한 범죄 혐의로 여러 부처의 합동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관리처는 "스융신이 불교 계율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오랜 기간 여러 명의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생아를 낳은 혐의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 CNN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 스님'으로도 잘 알려진 스융신은 소림사를 거대한 상업 제국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1999년 소림사 주지로 취임한 이후 약 20년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로 활동했으며, 미디어에 자주 등장해 대중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중국 최초로 경영대학원(MBA) 학위를 가진 승려로, 스마트폰을 들고 세계 각국을 누비며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고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고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애플 CEO 팀 쿡 등 세계 주요 인사들과 만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해 2월에는 교황 프란치스코를 만나기 위해 소림사 대표단을 이끌고 바티칸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 주지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2006년에는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지방 정부로부터 100만 위안(약 1억9253만 원) 상당의 차량을 선물 받아 논란이 일었다. 당시 그는 "승려도 시민이며, 사회에 기여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소림사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각종 공연, 미디어 콘텐츠, 부동산, 출판, 전통 한약 등 다양한 사업에 뛰어든 그의 행보는 불교계 내부에서도 지나친 상업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2015년, 스 주지는 호주의 한 도시와 손잡고 현지에 소림사 분원을 세우기 위해 300만 달러(약 41억 4300만 원)를 지원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디즈니 리조트가 중국에 들어올 수 있다면, 소림사도 해외로 나갈 수 있다"며 "문화 전파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해, 익명의 내부 고발자가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스 주지의 사생활과 재정 비리를 폭로하며 파문이 일었다. 해당 글에는 그가 수년간 여성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오며 아이까지 뒀다는 주장과 함께 출생증명서, 사진, 과거 스승과의 갈등을 보여주는 문서 등이 포함돼 있었다.

소림사 측은 강력히 부인했고, 당국은 조사를 벌였으나 2017년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에도 스 주지는 중국불교협회 부회장직을 유지했으며, 2020년에는 재선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상황은 급변했다. 28일 중국불교협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스융신의 승적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스융신의 행위는 불교계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고, 승려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한 이번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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