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산재, 미필적 고의 살인"
SPC시화공장 이은 현장점검 예고
"징벌적 손해배상 검토" 엄벌 강조
|
◇"사망사고 반복되면 '미필적 고의 살인' 아닌가"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올해 포스코이앤씨에서 다섯 번째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며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 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일하러 갔다가 5명이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살자고 간 직장이 전쟁터가 된 것"이라며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인데도 방어하지 않고 사고가 난 것이고,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한 결과가 아닌가 싶어 참담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는 한번 가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며 현장 방문을 예고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잇따른 사망 사고가 발생한 SPC그룹 시화공장을 찾아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서릿발 질책'을 내렸고, 이후 SPC그룹이 8시간 초과 야간 근무를 없애는 조치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산재 엄벌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형사처벌은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똑같은 사망사고가 상습적·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는 것을 검토해 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중대한 사고가 나면 ESG(환경·사회·투명 경영)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고하자 "금융위 방안에 대한 효과가 기대된다. 산재 사망사고가 상습적으로 발생하면 여러 차례 공시해서 주가가 폭락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李 지시에 국무회의 첫 생중계 "가감없이 알려야"
김 장관은 "사망사고 발생 시 실질적 제재가 가능한 방식을 고민하겠다"며 "형사적 처벌과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 등 경제적 제재, 공공입찰 참가 제한하거나 영업정지 등을 병행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는 참석자들의 입장부터 국민의례, 신임 국무위원들의 인사와 이 대통령의 발언까지 KTV 등을 통해 실시간 방송됐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앞서 중대재해 근절대책은 국민 모두에게 가감 없이 알려야 할 사안이라며 토론 과정을 여과 없이 생중계하라고 지시했다"며 "국무회의 심층토론이 생중계된 것은 역대 정부 사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