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관세 부과 유예 타결은 호재
트럼프 방중, 정상회담도 햇살
IMF 성장률 0.8%P 상향 조정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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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통계국이 이달 중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경제는 과잉 생산, 디플레이션(경제 침체 하의 물가 하락) 등의 치명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선방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전년 동기 대비 5.3%나 깜짝 성장했으니 충분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 살펴보면 얘기는 많이 달라진다. 상반기에 춘제(春節·구정)와 5월 1일의 노동절 특수 및 3000억 위안(元·57조9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당국의 다소 어거지 경기 부양 대책인 이주환신(以求換新·새 가전 및 자동차 구입에 보조금 지원함) 정책이 없었을 경우 5.3%라는 성적을 달성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최근 하반기 중국 경제 전망을 여전히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실제 현재 중국 경제는 상반기 호실적이 무색하게 근본적인 문제들을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단언해도 좋다. 경기 회복에 치명적인 이른바 네이쥐안(內卷·출혈 경쟁)식 가격 인하가 거의 전 산업 분야에서 유행하는 현실만 봐도 좋다. 과잉 생산과 디플레이션, 부동산 거품 등까지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속담처럼 이런 최악 상황에서 최근 속속 등장한 호재들은 중국 경제가 그대로 곤두박질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허리펑(何立峰) 부총리가 이끄는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 대표단이 28∼29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미국과의 3차 협상을 통해 나름 꽤 성과를 도출해낸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관세 전쟁 휴전의 90일 추가 연장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 돋보인다. 게다가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그동안의 극단적인 충돌과 갈등을 지향하면서 '윈윈'하기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중국 경제에 드러운 가장 어두운 그림자를 어느 정도는 벗겨냈다고 할 수 있다.
오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중,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은 사실 역시 중국 경제에 들 햇살로 부족함이 없다. 그동안의 충돌과 갈등으로 쌓인 극단적인 대립 구도를 어느 정도 순화시킬 경우 상황은 더욱 긍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미중 관계의 호전 가능성 등을 거론하면서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0.8%P나 올린 4.8%로 상향한 것 역시 거론해야 한다. 자국 경제를 다소 비관적으로 보는 일단의 경제학자들이 이에 대해서만큼은 환영일색인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듯하다. 중국 경제가 진정한 기지개를 펼 날이 이제 점점 현실로 다가온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