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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일본 지바현 다테야마시 평사우리 해변 오후 6시 30분께 고래들이 떠밀려왔다.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몸길이 7~8m가량으로 추정되는 살아 있는 향유고래 4마리를 발견했다.
이후 30일 아침 캄차카 인근에서 규모 6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고, 고래가 무리 지어 일본 해변으로 이동한 것은 지진 전조 현상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진파를 미리 감지하는 동물들은 인간들보다 먼저 지진을 예측하고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고래 사건과 지진의 연관성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립과학박물관의 타지마 유우코 연구주임은 "발견된 고래는 향유고래로 보이며, 이 지역 해역에서도 종종 관찰되는 종"이라며 우려를 불식했다. 특히 "4마리가 한꺼번에 밀려온 건 드문 일이지만, 지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구로다 미카 홋카이도대 특임조교수도 "지진과 스트랜딩 사이 인과관계를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고 했다. 그는 "지진 전조라 믿고 해변에 고래를 구경하러 가면 위험하다"며 "아직 살아 있는 고래가 갑자기 꼬리를 휘둘러 다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카이대학교 연구팀은 1923년부터 2011년까지 발생한 고래류 48건의 집단 좌초 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좌초 후 30일 이내에 인근 200km 내에서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경우는 단 2건에 불과했다. 지진과 고래 좌초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통계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고래가 해저에서 평소와 다른 소리를 들었다고 해서 그것이 지금 고래의 움직임을 설명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한다. 일본 해변에서 고래나 돌고래가 해변에 밀려오는 스트랜딩(고래 좌초)은 일본 전역에서 하루에 한 건꼴로 일어나는 일이어서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여름 일본 대지진설이 제기된 가운데 최근 캄차카반도 인근에서 일어난 대지진으로 일본 국민들의 불안감을 높아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