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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생산적 금융 전환, ‘압박’보다 ‘당근’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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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07. 31. 18:00

손강훈
포용금융에 이어 이번엔 '생산적 금융 전환'이 은행권의 새 아젠다로 떠올랐습니다. 시작은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이었죠.

금융당국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발언 이후 나흘 만에 전 금융권 협회장과의 간담회를 열고 첨단산업·벤처·대체투자 등에 집중하는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기 위해 혁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더 나아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을 위한 금융혁신 과제를 선정·추진합니다.

생산적 금융은 금융권이 혁신기업이나 벤처기업,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투자를 집중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자 놀이'라는 표현에 타깃이 된 은행권은 생산적 금융 확대 압박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생산적 금융 확산을 위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 상향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위해 논의되던 사항이었으나 주담대 대신 기업대출 취급을 늘리는 효과도 예상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이 더 힘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업계의 얘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기업대출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주담대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최대 25%로 상향한다고 해도 50~100% 정도인 기업대출 위험가중치에는 미치지 못하기에 주담대를 통해 커진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기업대출을 줄이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모기업인 금융지주가 주주환원을 우선으로 신경써야 하는 만큼,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위험가중자산 관리 부담은 큰 상황입니다.

이에 기업투자와 관련된 위험가중치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위험가중자산 기준 완화를 건의하기 위해 구성된 은행권 TF에서는 기업 주식·펀드 투자 시 적용되는 400%의 가중치를 낮추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의 기업투자 확대에 충분히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위험가중자산 측면에서 기업투자를 할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죠. 부작용이 예상되는 무조건적인 압박보다는 '당근'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생산적 금융 전환에 장애가 되는 규제는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말처럼 위험가중자산 기준과 관련된 전향적인 규제 완화가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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