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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산물 분야 방어 선방…투자펀드도 한국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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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현 기자

승인 : 2025. 07. 31. 18:01

전문가가 본 관세 타결 성적표
"소고기 월령제한 해제·쌀 수입 막아"
"국가 전체 이익에선 손해없다" 평가
한미 관세타결…'소고기 확대 없어'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전북 정읍시 북면의 한 한우농가에서 소가 여물을 먹고 있다. /연합
한국이 대미 관세협상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15%로 낮춰 타결한 데 대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감 품목인 쌀과 소고기 등 우리 농축산물 분야를 방어한 점, 미국에 대한 투자펀드 분야가 EU·일본에 비해 작고 한국에 이익을 끌어낼 수 있는 점 역시 "유리한 조건"이라는 분석이다.

◇15% 상호관세…"국가적으로 손해 없을 것"

김태황 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31일 이번 협상에 대해 "국가 전체의 이익 측면에서 손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SNS에 따르면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고, 자동차·트럭·농산물 등 대미교역을 완전 개방하고, 상호관세를 예고한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업 협력펀드와 2000억 달러의 반도체·원전·이차전지·바이오 투자 펀드를 합친 금액이다. 자동차 품목 관세 또한 15%로 하향조정했으며 추후 부과될 반도체·의약품 관세도 최혜국 대우 약속을 받아냈다. 또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방위비·미국산 무기 대량구매 문제 등에 대한 추가 양보도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쌀·소고기 지키고, 'MASGA'로 선방

'상호관세 15%' 타결을 위해 쌀 시장을 개방한 일본이나 미국산 무기를 대량 구매하기로 한 나토에 비하면 한국은 우리의 주요 농축산물인 쌀과 소고기를 지켜냈다는 평가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미국의) 강한 요구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소고기 월령제한 해제나 쌀 수입 등을 두고 양국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우리 측이 끝까지 사수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이번 협의에서 핵심 의제로 제안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업 펀드로 미국 선박에 대한 수주,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등으로 갈 수 있는 문을 열어둔 셈이다. 트럼프 정부의 숙원이었던 조선업 재건을 우리 측이 십분 활용한 것이다.

◇ 자동차 관세 15%…한미 FTA '0%' 혜택은 종료되나

자동차 품목 관세는 우리의 최선 목표였던 12.5%보다 높은 15%선에 머물렀다. 이에 한미 FTA가 제공하던 한국산 자동차 관세 '0%' 혜택이 종료돼 아쉽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김 교수는 "자동차는 원래 무관세 혜택이 적용됐는데, 일본·EU와 똑같은 15%가 부과됐다"면서 "가공육·육포·소세지 등에 해당되는 미국산 30개월령 소고기를 개방하는 것이 더 나은 대안이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관세 타결 이후에도 "한미 FTA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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