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전년비 31% 상승 전망
인니 공장 상호 관세율 19%로 하락
지분 38% 소유한 현대百 시총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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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지누스는 지난 1분기 매출액 25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7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2분기를 더한 상반기 추정치는 매출 4704억원, 영업이익 4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1.2% 증가,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의 성과가 눈에 띈다. 지누스의 올 1분기 미국 매출은 20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3.4% 증가했다. 대표 제품인 매트리스 매출은 1996억원으로 109.5%나 급성장했다. 지난해 5월부터 미국 주문이 정상화되기 시작한 결과다. 지누스는 전체 매출의 80%를 미국에서 벌어들인다.
이런 성과는 2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3월 8947억원을 투입해 지누스를 인수했다. 그룹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다. 2021년 발표한 '비전2030'에 따라 리빙 사업부문 매출을 5조원대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목표의 핵심 축이었다. 하지만 지누스는 현대백화점에 인수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인수 당시 1조1596억원이던 매출은 2023년 9523억원으로 17.9% 줄어 1조원 선이 무너졌다. 영업이익도 2022년 656억원에서 2023년 183억원으로 72%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9204억원, 영업손실 5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이 때문에 지누스는 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된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미국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로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판매가 줄었다. 이 때문에 재고가 쌓이면서 고객사 발주가 크게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최대 '빅딜'이 실패작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까지 했다. 그러나 주요 매출처인 미국에서 주문이 정상화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누스는 성장세 유지를 위해 생산기지 다변화에도 나섰다. 현재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 있는 생산 공장 외에 캄보디아에 신규 공장을 건설해 8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캄보디아 공장에는 352억원이 투자된다. 미국 수출용 비매트리스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빠르면 3분기 내 이곳에서 생산된 비매트리스 제품이 미국으로 수출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메트리스 브랜드 'KEETSA'의 지분을 취득하며 확장에 나섰다.
지누스는 최근 미국 관세 관련 불확실성도 해소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인도네시아와의 무역협상에서 관세율을 기존 발표치보다 13%포인트 낮춘 19%로 타결했다. 앞서 4월 미국 정부가 인도네시아 상호관세율을 32%로 발표하면서 지누스 주가는 전날보다 20% 급락한 바 있다.
지역별 다변화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8월 세계 가구 시장 2위인 중국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고, 중동·아프리카 지역 대규모 총판업체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효율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1월 중국 장포 공장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였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시장에서는 지누스가 올해 1조원대 매출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현대백화점에 대한 목표주가도 줄줄이 상향 조정됐다. 그동안 '아픈 손가락'이었던 지누스가 '효자'로 변신하면서 현대백화점의 기업가치도 동반상승 중이다. 면세점 사업 부진과 소비심리 위축 여파로 백화점 사업 등 본업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지만 지누스의 고성장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올초 1조원 규모의 현대백화점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1조8000억대까지 뛰어 올랐다. 주가가 4만원대에서 8만원대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달 31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는 등 세제 개편안을 공개하면서 전체 증권시장이 내려앉으며 지난 1일 기준 6만9000원까지 내려갔지만 주요 유통3사 중 올초 대비 증가율이 50.8%로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40.25%, 롯데쇼핑은 34.79%, 신세계는 29.6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