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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는 지난 2일 발표한 이종찬 광복회장 명의 성명에서 "과거에 역사를 더럽히고 권력의 입맛에 맞춰 기득권의 울타리 안에서 역사학계를 주름잡던 시절은 이제는 아니다"면서 "역사의 결정적 순간마다 기회주의자처럼 정부의 눈치를 살피던 자칭 역사학자들의 자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역사학계를 자칭하는 폴리페서들이 마치 역사학계를 대표하듯 성명을 내 국민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면서 "광복 80년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려면 새 정부의 국민통합 정신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한국사 연구자 모임은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이 회장을 향해 광복8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직에서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광복 80년 기념식은 독립운동가들과 민주화운동가들, 평화통일 운동가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라면서 "독재자 이승만을 추모하고 내란수괴 윤석열의 멘토라 불리는 이 회장은 기념사업을 욕되게 하지 말고 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전국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 소속 학자 총 82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이 최근 이승만 추모 학술강연회를 주최하고 "이 전 대통령은 공이 8이면 과가 2"라고 평가한 데 대해 이들은 "뉴라이트나 리박스쿨이나 할 법한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이후 이 회장은 본인 명의 성명에서 "역사학계를 자칭하는 폴리페서들의 목소리가 시끄럽다. 매일같이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를 돌며 마치 역사학계를 대표하듯 광복회장의 흠집을 잡고 성명을 재촉하며 국민의 시각을 혼돈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이번에도 광복 80주년 기념사업회에 일원이 되기를 희망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미 구성된 각계의 쟁쟁한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위촉이 되자, 존재감을 보일 길이 없기 때문"이라며 "광복회는 학자연하는 이들의 성명을 '새 정부가 되어 한자리 얻지 못한 기회주의자들의 나쁜 습성'이라고 규정하고, 역사의 결정적 순간마다 기회주의자처럼 정부의 눈치를 살피던 '자칭 역사학자'들에게 단체와 개인에 대한 더 이상의 명예훼손을 즉각 중단할 것과 이에 대한 자성을 촉구한다"고 짚었다.
이 회장은 특히 "광복회가 지난 해 광복절을 즈음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독립정신 훼손을 지속하는 정부에 대해 '피로 쓴 역사를 혀로 지우려 하지 말라'고 맞서고 있었을 때, 대통령의 영빈관 초청과 경축식 참석을 온 몸으로 거부하고 있었을 때, 성명을 낸 자들은 어디에 있었는가"라며 "지난 정부가 대표적인 역사와 정체성 공공기관인 독립기념관, 한국학중앙연구소, 동북아역사재단, 국사편찬위원회 등에 법과 정관정신에 맞지 않는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을 지속적으로 임명하고 있었을 때, 성명을 낸 자들은 한마디 항의라도 해왔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훼손하고 내란과 민주주의 파괴에 앞장 선 이전 정부의 가증스런 음모에 모든 국민들이 실망해왔다"며 "과거에 역사를 더럽히고 권력의 입맛에 맞춰 기득권의 울타리안에서 역사학계를 주름잡던 시절은 이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역사적인 광복 80주년 기념사업을 계속해서 방해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우리는 이 행위를 독립정신을 훼손하고 광복회를 사라지게 하려는 뉴라이트 일당, 밀정 일당의 반역사적인 행위로 규정하고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