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도 항목 비중 확대…‘하자보수·브랜드 신뢰도’ 등이 평가 좌우
“순위 상승, 곧 분양 경쟁력 확보”…청약 반등 기대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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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주택 분양시장에서도 핵심 지표로 통한다. 공사 실적과 신뢰도 등이 중요한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는 상위권에 오른 건설사들이 이른바 '1군 건설사'로 불리며 브랜드 프리미엄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올해 순위가 껑충 뛴 중견 건설사들의 분양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는 전국 7만3657개 건설사 가운데 △태영건설(지난해 24위→올해 19위) △KCC건설(25위→20위) △우미건설(27위→21위) △두산건설(32위→25위) △효성중공업(39위→27위) 등이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통상 시공능력평가 30위권 안에 들어야 건설업계와 부동산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10위를 굳건히 지키는 대형사 외에도, 상위 30위권 건설사들은 분양시장과 공공사업 입찰 등에서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아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1군·2군 건설사라는 분류는 조달청이 시공능력평가액을 기준으로 종합 건설사를 등급화하면서 자리 잡았다"며 "6000억원 이상의 시공능력평가액을 보유한 업체는 1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올해 기준으로 57위인 KR산업이 6240억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고도 20~30위권 내 순위를 꾸준히 유지해야 시장에서 정상급 업체로 인식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30위권 내로 도약한 건설사들의 시장 영향력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국토부가 지난해부터 시공능력평가에서 자본금보다 공사실적·ESG 경영 등 비재무적 요소의 비중을 강화하면서 순위 상승이 곧 건설사의 브랜드 신뢰도와 분양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국토부는 2023년 이런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2024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시행규칙을 이처럼 전면 개정한 것은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이번 개정으로 안전관리와 ESG 경영 실천 여부에 따라 건설사 간 평가 격차가 뚜렷해졌다. 신인도평가 항목의 가중치 범위는 기존 ±30%에서 ±50%로 확대됐다. 반면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경영평가액 가중치는 80%로 유지됐지만, 실적평가액 상한과 하한은 3배에서 2.5배로 축소됐다. 자본금보다 실제 공사 수행 능력과 사회적 책임 이행 수준을 중심으로 평가 체계가 재편된 것이다.
실제로 이번 평가에서 두산건설과 효성중공업은 신인도평가 항목이 순위 반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두산건설은 신인도평가액이 지난해 2865억원에서 올해 3751억원으로 약 30% 증가했고, 효성중공업도 1587억원에서 1739억원으로 상승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신인도평가액 확대는 건설사 입장에서 분양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어 고무적"이라며 "기존에는 재무 지표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브랜드 신뢰도 △하자보수 이행 실적 △기술력 △사회적 책임 등 정성적 요소가 더 많이 반영된다.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는 믿을 수 있는 시공사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보니, 신인도 항목은 브랜드 제고와 분양 경쟁력 확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