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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친형 김민웅, 이번엔 “北원산으로 가자, 조만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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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08. 04. 14:49

"양키 제국주의·주한미군 철수"
"전쟁터로 가는 동맹, 족쇄 벗자"
'양키 제국주의' 극렬 비판 후…
'원산'을 '미국의 하와이'에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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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씨가 '주한미군 철수' 주장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원산으로 가자"는 글을 올렸다. /김민웅 페이스북
최근 '한국에서 미국을 쫓아내자'는 식의 주장을 펼쳐 논란이 된 김민석 국무총리의 친형 김민웅 씨가 또다시 자신의 SNS에 "원산으로 갑시다, 조만간"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반미 성향의 게시물을 여러 차례 올려 구설수에 오른 인물로 미국을 아예 '양키 제국주의'라고 부르는 등 북한식 반미주의 사고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김민웅 씨는 4일 페북에 북한의 원산관광지구 사진을 올리고 "여기는 휴양지 하와이 호놀롤루의 와이키키 해변 코코넛 호텔 등이 아니라, 원산입니다. 갑시다, 조만간"이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김민웅씨의 북한식 대미 사고… "양키 제국주의·주한미군 철수·한미동맹은 전쟁 족쇄"

김 씨가 갑자기 북한의 원산으로 가자는 글을 올린 이유는 오는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예전부터 노벨 평화상 수상을 간절히 원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하면 지척에 있는 김정은을 만나기 위해 방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을 만나러 원산을 전격 방문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전망이 있다. 본격적으로 북한에 유화 제스처를 취해 북핵 위기를 잠재우고 동북아 평화를 가져온다는 것은 노벨 평화상 수상을 위한 아주 중요한 명분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기 위해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이스라엘-이란 전쟁 합의 등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으로서도 김정은이 과거 트럼프 행정부와의 핵담판 회담을 기억하고 있고, 그 사이 북핵 능력이 더욱 고도화한 만큼 트럼프로부터 명실상부한 핵 보유국 지위를 얻어내기 위한 회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최종 목표는 '북핵 보유국 지위 인정' - '상호 불가침 조약 체결'- '미·북 담판으로 주한미군 철수' - '남침에 의한 무력 통일 완성'이다.

◇'북한 주장' 그대로 읊는 김민웅 씨의 논리는

따라서 북한은 비공식적이라도 이스라엘과 파키스탄처럼 '비공식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 받고자 한다. 국제사회의 갖은 대북제재를 견디고 체제 붕괴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핵에 올인한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의 소형화·첨단화를 통해 요격이 어려운 다탄두 투발 형식의 핵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고체연료 기술 완성으로 핵 투발 사전 감지 가능성을 현저히 낮춰 핵을 은밀하고도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 여기에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전략 핵자산으로 꼽히는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기술도 사실상 완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입장에선 핵을 절대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 해서도 안 되는 위치까지 올라왔다는 뜻이다. 북한은 한창 핵을 개발할 시기에도 통미봉남(남측을 배제하고 미국과만 통한다) 전략을 철저히 구사하며 미국과의 수교와 불가침 조약을 위해 핵무기를 개발해왔다. 북한이 주장하는 '전쟁용' 핵무기가 아닌, 핵보유국 지위로 올라서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한반도 협상에 들어가겠다는 의도다.

이는 북한이 현재까지 핵무기를 결단코 포기하지 않은 배경이다. 더구나 과거 핵을 포기한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 미국에 바로 종식되는 것을 봤고, 과거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고 겪고 있는 러시아의 침공, 이란의 핵개발 시도를 용납하지 않는 이스라엘 등을 보며 핵에 대한 집착은 더욱 심해졌다. 이제 북한은 완성된 핵전력을 보유한 국가로서 미국과의 담판에 나설 의지가 대단하다는 게 한반도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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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의 친형인 김민웅 씨. /연합
◇"전쟁터로 끌고 가는 동맹, 족쇄 벗어야"… 양키 제국주의 비판 후 '원산'을 '미국의 하와이'에 비유

이런 상황 때문에 노벨 평화상 수여를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의 즉흥적인 성격 때문에 어느 순간 갑자기 트럼프의 원산행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북한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찾아온다는데 대미협상을 마다할 이유도 없다. 그토록 바라던 미·북 협상의 기회가 다시 찾아올 수도 있는 셈이다.

김 씨의 '원산행' 주장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읽힌다. 그는 지난달 30일에도 북한이 바라보는 대미 관점이 그대로 드러난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금과옥조처럼 섬기는 이른바 한·미 동맹은 제국주의의 아가리에서 우리를 넣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라며 "우리 세대에 반드시 이 양키 제국주의 이 땅에서 물러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미 제국주의라든지 양키 제국주의는 북한이 미국을 비판할 때 쓰는 단골 용어다.

그는 아예 글의 제목을 '주한미군을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는 일'이라고 적고 주한미군 철수가 절대적인 지상과제가 된 것처럼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선 "양키 제국주의의 끝판"이라며 "몰락하고 있는 제국과 운명을 같이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변했다.

특히 한·미 동맹에 대해선 "우리의 목에 건 족쇄", "반드시 풀어야 한다", "전쟁터에 끌고 가려는 동맹"이라고 지칭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북한이 주장하는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김 씨는 "양키 제국주의는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 첫 단계는 주한미군을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는 일"이라고 해 논란이 일었다.

역설적이게도 그는 북한의 원산관광지구를 미국의 하와이 호놀롤루에 비유하며 원산의 화려한 야경을 올렸다. 악의 제국 미국의 대표 휴양지인 호놀롤루처럼 보인 원산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초대하자는 뜻이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확정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북한도 대미협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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