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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DL 거래로 여천NCC 1000억 추징금”…‘원료 공급가’로 번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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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8. 12. 17:56

여천NCC 부도위기 넘겼지만
책임소재 두고 '갑론을박'
한화 "DL 과실로 막대한 추징금"
여천NCC 에틸렌 공장 전경
여천NCC 공장 전경./여천NCC
한화와 DL이 여천NCC의 유동성 위기를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쟁점은 양사가 여천NCC로부터 공급받는 원료의 '가격'이다. DL은 한화가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고수한다고 지적했고, 한화는 오히려 DL의 저가 거래 관행으로 여천NCC가 1000억 원대 추징금을 내게 됐다고 맞받았다. 양측이 자금 지원 의사를 밝히며 당장 부도 위기는 피했지만, 그간 쌓인 갈등이 한꺼번에 분출되는 양상이다.

12일 한화는 입장문을 통해 DL측 과실로 여천NCC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한화는 "올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여천NCC가 에틸렌·C4R1 등 제품을 시장가보다 낮게 공급해 1006억 원의 법인세 등을 추징받았다"며 "이 중 96%인 962억 원이 DL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에틸렌 489억 원, C4R1 361억 원, 이소부탄 97억 원, 기타 15억 원의 추징금이 DL 거래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지분 50%씩을 보유한 합작법인이다. 양사는 여천NCC로부터 에틸렌 등 원료를 공급받는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길어지며, 현재 여천NCC는 차입금을 갚을 여력조차 없는 상황이다. 두 주주사가 자금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책임소재를 둔 갈등이 번지고 있다.

전날 DL케미칼은 여천NCC 지원 목적으로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한화솔루션이 여천NCC의 경쟁력을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화솔루션이 여천NCC와의 원료공급 계약에서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고집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설명이다. 한화와 DL은 지난해 말 여천NCC와 원료공급계약이 종료된 후 새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한화 측은 "DL측이 시세 대비 저가로 20년 장기계약을 고집하고 있다"며 "이는 장기간 여천NCC의 이익을 흡수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한화가 에틸렌 가격을 시장가 수준으로 책정하자고 주장하는 건 법인세법과 공정거래법에서 정하는 시가로 거래해 법 위반의 소지를 제거하기 위함이다"라면서 "불공정한 거래 조건이 유지되면 여천NCC는 또 다시 과세 위험에 노출돼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DL 관계자는 "과거에도 여천NCC와의 원료공급 계약 관련 추징금이 부과된 적이 있지만 이미 대법원이 경제적 합리성을 인정해 무효화한 판례가 있다"면서 "특히 DL이 공급받는 C4R1은 시장 거래량이 미미해 언제나 공급자와 수요자 간 합의로 가격이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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