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록히드 마틴으로 도약 발판
자체 개발 전투체계 공급 등 경쟁력
잠수함·함정사업 패키지 수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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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은 기술적 파트너를 넘어 재무·사업 측면에서도 한화오션에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와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Austal) 인수 참여가 대표적이다. 필리조선소는 미국과의 조선 협력 거점으로, 한화시스템이 지분 60%를 확보해 투자와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또 오스탈은 호주·동남아·미국 해군 프로젝트에 강점을 가진 회사로,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글로벌 조선·방산 공급망을 확장할 수 있다. 이런 거점 확대는 단순 생산능력 강화가 아니라, 해외 조달·운영·MRO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함정 토털 솔루션' 완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다.
12일 한화그룹 등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2023년 5월 한화그룹 편입 이후 특수선 부문에서 7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함정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선별 수주 전략으로 매출과 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화그룹은 지난해 어성철 한화시스템 사장을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문 사장으로 임명했다. 양사 간 전략적 결합을 조직 차원에서 강화해 기술·영업·수주 전 과정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재무 여력에서도 양사의 역할은 뚜렷하다. 한화오션은 장기간 불황 여파로 여전히 부채비율 250%, 유동비율 110% 수준을 유지하며 재무 안정화를 추진 중이다.
반면 한화시스템은 부채비율 111% 수준의 안정적 재무 구조를 갖추고 있어, 필리조선소·오스탈 인수뿐 아니라 향후 신조와 MRO 사업에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다소 낙후된 필리조선소의 고도화와 생산성 향상에도 한화시스템의 기술 지원이 핵심이다.
미군으로부터 세 번째 함정 MRO 프로젝트를 따낸 것도 이러한 여력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의 결과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아울러 최근에는 한화해운의 신조선 발주를 거제 옥포조선소와 필리조선소를 병행 활용하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기술력 측면에서 한화시스템은 한화오션의 함정 사업 확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자체 개발한 CMS는 우리 해군 수상·수중함 전투체계 공급률 99%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최근에는 전방 해역에서 적의 침투를 저지할 '전투용 무인수상정'을 처음 공개하며 해양 무인체계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한화오션이 준비 중인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전투체계를 개발 중이며, 이미 한화오션이 건조한 잠수함에도 전투체계를 공급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협력 구조를 통해 한화그룹은 함정 건조, 전투체계, MRO, 해양 무인체계까지 아우르는 '풀 스펙트럼' 역량을 확보했다. 이는 세계 방산·조선 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특히 캐나다·폴란드에서 진행될 대규모 잠수함 사업은 고도의 기술력과 패키지 제안 능력이 요구되는데, 양사의 결합은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드문 사례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은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 CMS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어, 향후 대형 수주전에서 기술과 네트워크의 복합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