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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혁신 ③] ‘전력 블랙홀’ 데이터센터 경고등… “원전 활용 공급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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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원 기자

승인 : 2025. 08. 18. 17:56

전문가 "2030년 전력수요 정점" 우려
아마존 등 빅테크들 원전도입 움직임
전력급증 대비 안정적 생산대책 강조
원자력 발전 계속운전 필요 목소리도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데이터센터가 '전력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945테라와트시(TWh)로 전망했다. 이는 일본 전체 전력 소비량을 웃도는 수준이자 전 세계 전력소비량의 2~3%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학계와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30년 전후에 정점에 다다를 것으로 내다본다. 전력 대응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운전을 위해선 더 늦기 전에 원전을 활용한 전력 공급 대책안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시에 원자력 발전소의 계속 운전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를 위해 원전 전력 구매계약(PPA)과 소형모듈원전(SMR) 확보에 나서는 등 원전 에너지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움직임에 과거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추진했던 기업들이 다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최근엔 대만에서도 기존 폐쇄를 결정했던 원자력 발전소의 재가동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전력 수급을 위한 원전 필요성이 재부상하고 있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미국 에너지부가 발간한 7쪽짜리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관련 보고서를 보면 데이터센터 전기는 사용량에 따라 출렁임이 심해 탄력성(Flexibility)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돼 있지만 재생에너지는 이 부분이 조절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학습과 고연산 작업·클라우드 활용을 위해 수천개에서 많게는 수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된다. 막대한 전력이 24시간 돌아가고 각종 설비와 냉각시설 등이 가동되기 때문에 일반 건물 대비 에너지 사용량은 100배 이상 격차도 벌어진다. 특히 불안전한 전력공급으로 인한 정전 발생은 데이터센터 업계에선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이 같은 전기 먹는 하마 시설을 재생에너지만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철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특정 에너지원을 강조하는 것이 요지는 아니지만, AI 데이터센터는 늘어나고 전력 수요는 굉장히 급증할 것인데 현재 발전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만 고집하는 것은 확실성에 따른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안정적이면서도 예측가능한 전력생산 정책이 필요하며 원전과 수소발전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문제와 소음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고 수급을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릴수록 원전의 출력 감발도 잦아지고 있다. 이 문제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원전의 경제성이 약화해 심각하게는 원전 에너지가 좌초자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랑스의 경우 평균 61.4기가와트시(GWh)의 원전 전력을 이용 중인데 태양광 비중이 매년 증가하면서 2024년 상반기 원전 감발량은 15.8TWh에서 올 상반기 18.3TWh로 증가했다.

국내 원전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태양광 발전 비중은 2020년 14.9GW에서 2025년 상반기 기준 28.6GW로 증가하며 원전의 감발도 치솟았다. 2020년 원전 감발 횟수는 2회에서 올 상반기 25회로 늘었다. 지난해 감발 횟수는 7회였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원전 감발이 지속되면 경제성은 떨어지고 예방 정비 기간을 대폭 늘리게 되거나 향후엔 가동을 정지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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