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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 부족 시달리는 쿠바…수도 아바나서 ‘물 요구’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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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08. 21. 14:22

주민들, 양동이로 길 막고 수돗물 공급 촉구
가뭄에 전력 부족까지…전국 86만명 물 부족
CUBA WEATHER <YONHAP NO-3131> (EPA)
지난 12일(현지시간) 폭우가 내린 쿠바 아바나의 침수된 거리를 주민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고 있다./EPA 연합
물 부족 국가인 쿠바에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지역이 늘고 있는 가운데 수도 아바나에서 식수를 제공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쿠바인권감시단(OCDH)은 19일 밤(현지시간) 물 부족에 지친 주민들이 아바나의 중심가인 레이나 거리에서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며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동영상에서 주민들은 빈 양동이와 물통 등으로 길을 막고 즉각적인 수돗물 공급 정상화를 촉구했다. 항의하던 주민들은 물차가 도착해 식수가 공급되자 해산했다.

쿠바 정부는 시위가 벌어진 곳에 부랴부랴 물차를 보내면서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주민은 "독재정권이 우리에게 내놓는 답은 늘 땜빵뿐"이라며 "정부는 국민을 가축처럼 여긴다"고 말했다.

쿠바가 수돗물 공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건 열악한 재정 때문이다. 외부 전문가들은 노후한 상수도 시설을 정상화하려면 최소 80억 달러(약 11조원),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쿠바에서 수돗물 공급 중단에 항의하는 시위는 빈번해지고 있다. 2023년 7월 아바나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3개월째 단수가 계속되고 있다며 시위했다. 같은 해 11월엔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집회를 열어 식수 공급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맘때쯤 거리에는 8개월째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고 고발하는 내용의 포스터가 붙었다. 아바나에서 굵직굵직한 시위가 2024년 6월, 2025년 3월 등의 시기에 열렸다.

불만 여론이 확산되자 정부기관인 국립수자원연구소(INRH)는 물 부족을 공식 인정했다. 안토니오 로드리게스 INRH 소장은 "국가적으로 식수(수돗물) 공급이 위기 국면"이라며 가뭄과 전력 부족으로 발생한 펌프시스템 고장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민 24만8000여명이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피해 규모는 공표된 것보다 크다는 게 정설이다. OCDH에 따르면 산티아고데쿠바, 올긴, 시에고데아빌라 등 단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방의 주민을 포함하면 식수 부족에 시달리는 쿠바 주민은 적어도 86만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바나도 사정이 좋지않다. 아바나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수돗물 공급 사정이 심각해졌다며 수개월 동안 식수를 제공받지 못한 동네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OCDH는 물 부족에 대해 "쿠바 주민들이 겪는 고통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국민들이 빈곤과 필수품 부족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에 지쳐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쿠바 정부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위협을 가한 사례도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권 탄압으로 비화할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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