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대통령실도 공 들였던 美 기독교 라인…특검 압색에 화들짝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27010013644

글자크기

닫기

홍선미 기자

승인 : 2025. 08. 27. 15:42

트럼프 '숙청' '교회탄압' 발언에 한·미정상회담 한때 위기
대통령실, 이영훈·김장환 등 친트럼프 인사 관리 와중 압색
이영훈 "교회 함부로 손 대면 안돼"…"트럼프 측근 또 영향 줄 수도"
이재명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에서 악수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며 미소짓고 있다./연합뉴스
"한국 새 정부가 교회를 가혹하게 급습했다고 들었다."

"지금 한국에서 숙청(purge)이나 혁명(revolution)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의 종교 탄압을 비판하는 듯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한·미 정상회담 위기론이 한때 제기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친트럼프 기독교 라인 관리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한 이 대통령은 오산 공군 기지 내 한국군 압수수색 등에 대해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해로 확신한다"고 하며 관련 문제를 더 제기하지 않았다. 한·미정상회담역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보수 기독교계가 전달하는 정보를 신뢰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시 이들의 말에 한국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정치권과 종교계에 따르면 채상병 특검이 지난 달 18일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자택, 극동방송,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을 압수수색한 이후 '종교 탄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검은 김 이사장, 이 목사 등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에 연루됐다는 명목으로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이 목사의 경우 참고인 신분임에도 자택까지 압수수색하자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은 수석대변인은 당시 "종교인과 종교 시설에 대한 수사는 각별히 절제된 모습이어야 한다. 헌법상 종교의 자유에 대한 우려가 따를 수 있다"고 논평했고,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특검의 무차별적 압수 수색은 종교 탄압"이라고 꼬집었다.

함께 웃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함께 웃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역시 당시 한·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서 크게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김 이사장과 이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 일가 전담 목사인 폴라 화이트 목사,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 등과 친분이 두터운 친트럼프 인사로 한·미정상회담 조율 등을 물밑에서 돕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압수수색을 당하자 대통령실이 더욱 난감해 했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 기반이 미국 보수 기독교계인 만큼 관련 인사들과 자주 소통하며 이들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기 취임 후에는 백악관에 화이트 목사가 이끄는 신앙사무소를 만드는 등 기독교에 더욱 몰입하는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해 8월 방한해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아버지가 암살 시도에도 살은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간증하기도 했다. 친트럼프 인사인 김 이사장, 이 목사 등의 압수수색 소식이 트럼프 대통령의 귀에 들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던 셈이다.

이 목사는 26일 새백 예배 설교에서 트럼프의 한국 교회 압수수색에 대해 비판한 것과 관련해 "이번 정부가 앞으로는 교회에 함부로 손을 대면 안 되는 구나, 반성하고 교회를 존중히 여기고 교회의 신앙활동이 잘 될 수 있도록 잘 협력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새 정부가 한·미동맹을 더욱 강조하면서 국내 종교계 등 친트럼프 인사들과의 소통에 더 힘을 쏟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믿는 사람 말만 듣고 특히 보수 기독교계 측근들의 말로 사안을 판단하는 성향을 감안하면 관련 인사들에 대한 관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선미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