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 후 방미 전략 '윤활유 역할' 작용
한미일 경제·안보분야 '안정화' 주력
불협화음 없었지만… 후속 협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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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일 후 방미 전략' 적중…'숙청→훌륭한 지도자'
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3박 6일에 걸친 일본·미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떠나는 날인 이날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필라델피아 '서재필 기념관' 방문에 이어,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의 상징이 된 한화오션의 '필리 조선소'를 시찰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순방의 최대 하이라이트이자 관심이 집중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은 시작부터 롤러코스터를 탔다. 회담 시작을 3시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 계정에 "한국에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글을 올려 우리 측을 긴장케 했다. 정상회담도 당초 예정보다 30분가량 지연되면서 '파행설'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회담이 시작되자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메이커'로 지칭하며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며 추켜세웠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 답변을 얻어낸 것 역시 성과다. 회담 결과도 우리 정부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달 관세 협상 때 합의한 조선 협력을 포함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조성 방침을 재확인했고, 한국 기업들의 1500억 달러 직접 투자 입장도 밝혔다. 이 대통령이 먼저 "국방비를 늘리겠다"고 하며 한국군의 역할 확대를 중심으로 한 '한미 동맹 현대화'에 대한 진전도 이뤘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이 나오지 않아, 양국 간 쟁점 사안이 향후 협상에서 뇌관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쌀·소고기 시장 개방, 대미 직접 투자 확대 요구 등 이번 협상에서 다뤄지지 않은 의제들에 대해 미국이 언제든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는 점도 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조금만 시간을 주면 과거사·영토 문제에서 더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했지만, 국내 여론을 다독이고 실제 성과를 내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한편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53.1%, 부정 평가 비율은 41.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