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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40년 갇혀있던 미얀마 난민에 ‘취업 허용’…유엔 “성장의 엔진 될 것”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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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8. 28. 11:05

aldisak
태국~미얀마 국경지대인 메솟의 메라 난민 캠프 모습/게티이미지
태국 정부가 40년 넘게 국경 지역 캠프에 갇혀 지내던 미얀마 난민들에게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내각은 전날 태국~미얀마 국경 지대의 9개 임시 보호소에 거주하는 약 8만 명의 미얀마 난민들에게 합법적인 취업 권리를 허용하는 노동부의 제안을 승인했다. 지아류 후앙삽 태국 정부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태국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9개 임시 보호소에 거주하던 8만 명의 난민 가운데 노동 가능 연령에 해당하는 난민 약 4만여 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이들 중 상당수는 1984년부터 시작된 미얀마 내전을 피해 태국으로 넘어와 40년 넘게 난민 캠프에서 거주해왔다. 난민들의 절반 가까이는 난민 캠프에서 태어나 단 한 번도 바깥세상에서 살아보지 못한 난민 2세대들이다.

그동안 이들은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에만 의존해 살아왔으나 이제는 합법적인 노동을 통해 스스로 가족을 부양하고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태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유엔난민기구(UNHCR)는 "태국은 난민 수용을 난민 자신은 물론, 지역 사회와 국가 전체를 위한 '성장의 엔진'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UNHCR은 이 조치가 난민들의 인도적 지원 의존도를 낮출 뿐만 아니라, 이들의 경제 활동이 지역 내 수요를 촉진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가 경제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선순환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국은 건설·농업·서비스업 등 주요 산업에서 약 300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중 캄보디아 노동자는 약 52만 명에 달했으나, 지난달 말 양국의 국경 분쟁 이후 상당수가 태국을 떠났다.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공백으로 발생한 노동력 부족이 이번 결정의 배경 중 하나로 작용했을 수 있지만 그 인도주의적 의미는 더욱 크다.

UNHCR은 전 세계적으로 난민을 위한 원조 기금이 삭감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나온 태국의 이번 결정이 "난민 문제를 부담이 아닌 성장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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