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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맥주 열풍 끈 ‘곰표’ 세븐브로이…상장 1년여 만에 퇴출 위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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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승인 : 2025. 08. 28. 19:04

곰표 밀맥주 계약 종료 후 실적 급감
엔데믹·음주 트렌드 변화에 적자 폭 확대
CU 곰표 밀맥주_1
/BGF리테일
수제맥주 열풍의 상징이었던 세븐브로이맥주가 코넥스 상장 1년 7개월 만에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갔다. 단기간에 급성장했던 기업이 퇴출 위기에 몰린 배경에는 시장 변화뿐 아니라 핵심 브랜드 '곰표 밀맥주' 상표권을 둘러싼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넥스 상장공시위원회는 세븐브로이맥주에 대해 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오는 11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이대로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되지만, 세븐브로이맥주는 매출 확대 등 경영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내달 11일경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븐브로이맥주는 2020년 대한제분과 손잡고 '곰표 밀맥주'를 출시하며 수제맥주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친숙한 밀가루 브랜드와의 이색 협업은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2021년에는 매출 402억원, 영업이익 118억원을 기록하는 등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성공의 기반이었던 '곰표' 상표권이 발목을 잡았다. 대한제분이 2022년 세븐브로이와의 상표권 계약을 종료하고, 곰표 맥주 생산사를 경쟁 입찰 방식으로 다른 업체로 재선정하면서다. 당시 세븐브로이맥주 매출의 90%를 차지했던 곰표 맥주 생산이 중단되며 타격을 입었다. 2022년 매출은 326억원으로 줄었고, 상장 직전인 2023년에는 123억원으로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62억원, 당기순손실은 91억원에 달했다.

대표 브랜드였던 곰표 밀맥주 계약 종료 이후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세븐브로이는 당초 계획했던 코스닥 상장에서 코넥스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상장 첫날인 지난해 1월 17일 5460원이던 주가는 세븐브로이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며 거래가 중지된 지난 5월 28일 486원까지 떨어졌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주류 산업 특성상 소비 위축의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웠다. 업계에선 엔데믹 전환과 함께 수제맥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식은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음주를 기피하는 문화가 생기면서 주류 수요 자체가 줄어들며 실적이 악화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세븐브로이맥주는 논알콜 맥주와 하이볼 등 대체 주류를 출시하며 주류 트렌드 변화에 맞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유통사 및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ODM·OEM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상황을 크게 반전시키기진 못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84억원, 영업손실 90억원, 당기순손실 175억원으로 코넥스 상장 1년만에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세븐브로이맥주 관계자는 "기업 정상화를 위해 신제품 개발과 구매 촉진을 위한 마케팅, 원가 절감 등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클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투자해주신 소액주주들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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