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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콤파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수십 명의 시위대가 탕그랑에 있는 스리 물야니 재무장관의 자택에 난입했다. 이들은 두 차례에 걸쳐 TV·옷·향수·신발 등 각종 가재도구를 약탈해 달아났다. 당시 장관의 집은 비어있었고 현재는 군 병력이 출입을 통제하며 경비를 서고 있다.
이번 사태는 시위의 양상이 공공기물 파괴를 넘어 특정 정치인을 표적으로 삼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앞서 시위대를 향해 막말을 했던 아흐마드 사흐로니 의원의 자택도 약탈당한 바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정치권도 다급하게 움직였다. 집권 연정 소속 나스뎀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시위의 불씨를 키웠던 소속 의원 아흐마드 사흐로니와 나파 우르바흐를 9월 1일부로 국회의원직에서 정직시킨다고 발표했다. 나스뎀당은 "두 의원의 발언이 국민 감정을 해치고 당의 투쟁 방향과 어긋났다"고 이유를 밝혔다.
사흐로니 의원은 앞서 의회 해산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이라고 막말을 해 공분을 샀다. 또 "무정부상태처럼 행동하는 시위자들을 체포하고 투옥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르바흐 의원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의회로 가는 길이 너무 막힌다는 이유를 들며 의원들의 수당 인상을 옹호해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25일 국회의원들의 '황제 수당'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이번 시위는 28일 경찰 장갑차에 오토바이 배달 기사가 치여 숨지는 사건을 계기로 전국적인 시위와 폭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후 주지사 집무실을 포함한 여러 지방 의회 건물과 경찰서가 불에 타는 등 인도네시아 전역이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다.
인도네시아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하원 의원들은 월급 외에도 주택 수당으로만 매달 5000만 루피아(약 427만 원)를 받았다. 주택 수당만으로도 일부 빈곤 지역의 월 최저임금의 2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월급까지 합치면 한 달에 총 1억 루피아(855만 원)을 훌쩍 넘는다. 인도네시아의 월 평균 소득이 310만 루피아(약 26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거액이라 엘리트들의 특권 확대에 분노한 시민들이 시위에 가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