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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디지털자산 세미나에서 터져나온 금융당국에 대한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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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9. 02. 16:38

한국디지털자산 평가인증 세미나, 금융당국의 환골탈태 요청
K-스테이블 코인, STO 지원정책 서둘러 마련해줘야
'디지털금융 허브' 대한민국 만들려면 민-관-금융 3각협력 절실
하준 한국디지털자산 평가인증 전문위원장
지난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디지털자산 미래 정책 세미나는 업계는 물론 언론계, 정부기관, 금융계 등 2백여명의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대한민국이 디지털자산 산업의 핵심 주도국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 여부에 초점이 모아졌다.

 참석자들은 새 정부가 국가발전을 견인할 미래 전략산업의 하나로서 디지털자산 분야를 지목하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및 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환영하지만 금융정보분석원을 비롯한 금융당국에서 과연 지금까지와는 다른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서강대 김용준 교수는 1조원 수익을 올린 <케이팝 데몬 헌터스>사례를 들면서 "메기 강 감독의 유전자는 한국인이지만 실제 캐나다인으로서 K-팝에 깊은 관심을 갖고 애니메이션을 만들었고, 제작은 일본의 소니, 방영은 미국의 넷플릭스가 한 다국적 생산품"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 K-문화, K-엔터테인먼트에 열광하는 전세계 사람들이 K-스테이블 코인이나 STO(토큰증권)을 사용해 제2, 제3의 <케데헌>에 투자자로 참여하게끔 우리가 장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디지털자산 산업은 국가의 핵심 전략산업"이라고 강조한 것에 공감이 갔다. 

현직 시절 고위 공무원(감사원 특별조사국장)을 지낸 이영하 전문위원이 금융당국 공직자들이 변화와 위험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도 가슴에 와닿았다. 그는 리스크는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 관리해야 한다면서, 기존 통화체제에서는 달러, 유로, 위안화, 엔화 등에 파묻혀 존재감도 없는 원화가 디지털화폐 경쟁에서만큼은 무조건 승자 대열에 서서, 통화 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금융정보분석원이 3천여명의 피해자, 1천5백억원의 자산 손실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코인거래소 고팍스의 '고파이' 상품 피해를 전액 보상하겠다는 세계1위 코인거래소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대주주를 맡을 준비를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자 규제로 발을 묶고 피해자들 구제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변화와 리스크를 무조건 기피하려는 관료들의 복지부동 그 자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디지털자산 업계 최전선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전문가 고진석 텐스페이스 대표는 STO 부문에 대한 정부당국의 태도에 대해 "지금 당장 당국이 해야할 일은 규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 지원을 해주어야 업계에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효율적인 진흥정책을 빨리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대표는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사고 팔게 해서 자산의 유동성을 확대하고, 거래 투명성과 글로벌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STO"라며, "정부는 즉각 STO 발행, 유통, 통합을 허용하는 진흥 정책을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경우 민-관-금융 3각 협력체제가 큰 효과를 거두고 있어 아시아국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STO의 경우,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법적 기반을 마련했고, 무역결제 시스템을 디지털금융 기법을 활용하여 지난해 가을부터 국제대금 결제에 적용하고 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저스틴 김 아벨란체(블록체인 플랫폼업체) 대표는 "싱가포르 통화청(MAS), 빅테크 회사 그랩(GRAB), 싱가포르 개발은행 등 민-관-금융 협력체제가 잘 돌아가고 있으며 아벨란체 코리아도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지난해 11월부터 자금결제를 싱가포르 스테이블 코인으로 하고 있다"고 언급하여 주목을 받았다. 

이런 국가들이 싱가포르 뿐이 아니다. 같은 도시형 국가인 두바이(UAE)나 홍콩 등도 가속 페달을 밟고 있으며 일본, 독일 등 주요국도 세게 통화 흐름의 대세가 되고 있는 디지털금융에 정부가 적극 지원방안을 마련중에 있다. 

K-스테이블 코인과 STO 등 디지털금융이 미래 글로벌 통화의 대세로 부각되고 있는데도 대한민국의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천하태평이다. 기존 통화로는 2류 금융국가 위상을 벗어나기 어려운 한국이 디지털금융만큼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과 어깨를 견주면서 통화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금융당국자들의 무관심과 망설임으로 물실호기(勿失好機)의 찬스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금융당국의 인식 전환과 환골탈태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한다.

/하준 한국디지털자산 평가인증 전문위원장·NH농협은행 전 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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