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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 전기로 G1 노리는 中, 북중러도 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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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9. 03. 14:15

3일 오전 70분 동안 진행
시 주석 연설 통해 미국 저격
첨단 무기 총동원해 미국에 시위
김정은 위원장은 푸틴과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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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열린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모습. 북중러 정상이 톈안먼 망루에서 함께 이 장면을 지켜봤다./런민르바오(人民日報).
중국이 3일 오전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70분 동안 열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의 성공적 개최를 전기로 미국을 대체할 G1 국가로의 도약을 꿈꾸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불어 자국이 반미(反美) 및 반서방 진영과 '북중러' 연대의 좌장이라는 사실을 공식화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이런 단정적 전망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좌우에 둔 채 톈안먼 망루에서 행한 연설의 내용을 살펴보면 절대 과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하는 서방 세계를 견제하면서 북한, 러시아와의 협력과 연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선 그는 "역사는 인류의 운명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다"면서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 협력과 제로섬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다분히 세계의 경찰 역할을 자임하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해석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중화민족은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립적이고 강인한 민족이다"라면서 "과거 정의와 악, 빛과 어둠, 진보와 반동의 생사가 걸린 투쟁에 직면해 공통의 증오를 품고 저항하면서 민족의 생존과 부흥, 인류의 정의를 위해 싸웠다"고 강조한 사실까지 더할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중국이 조만간 미국을 대체할 국가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물씬 풍긴다고 해도 좋다.

열병식에 총동원된 첨단 무기들을 일별해도 중국의 속내는 잘 읽힌다고 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해 전 지구를 사정권으로 하는 핵 탑재 미사실인 둥펑(東風·DF)-5C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또 '괌 킬러'로 불리는 DF-26 역시 거론해야 한다. 최대 사거리가 5000km로 주일 미군기지나 필리핀해 타격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타격이 가능한 최대 사거리 1만4000km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DF-41 등은 굳이 거론할 필요조차 없을 것 같다.

이번 열병식 이후 중국은 북한, 러시아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다.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이 특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3국간 합동 군사훈련을 주도적으로 실시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모 대학의 H 교수가 "현재 북한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군사 동맹이 됐다. 중국 역시 러시아와 합동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향후 3국이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전망하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무기 거래 역시 한국으로서는 상당히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열병식에 이어 열린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의 북러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는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치 구도가 향후 더욱 고착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베이징 서방 외교가에서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승절 열병식이 신냉전의 시작을 상징하는 무대라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보인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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