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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반정부시위 ‘운전자 사망’ 연루 경찰 해임…‘빗자루’ 든 여성 시위대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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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9. 04. 13:25

Indonesia Protests <YONHAP NO-4626> (AP)
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반정부시위에 참가한 활동가들이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며 빗자루를 들어보이고 있다/A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전국을 휩쓴 반정부 시위의 기폭제가 됐던 '오토바이 운전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경찰이 윤리위원회를 열어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1명을 해임했다.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지만 시위는 새로운 양상으로 계속되고 있으며 요구 사항도 점점 더 근본적인 개혁을 향하고 있어 사태가 쉽게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AFP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전날 지난주 시위 현장에서 장갑차로 배달 기사 아판 쿠르니아완(21)을 치어 숨지게 한 차량에 탑승했던 경찰관 1명을 "비전문적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불명예 해임'했다고 밝혔다.

윤리위원회 심리 영상에서 해당 경찰은 눈물을 흘리며 "누군가를 죽일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단지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그와 함께 차량에 탔던 나머지 6명의 경찰관에 대해서도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위의 불길은 꺼지지 않고 있다. 이날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수백 명의 여성이 분홍색 옷을 입고 시위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손에 빗자루를 들고 "나라의 더러움과 군경의 억압적인 행태를 쓸어내겠다"고 외쳤다.

시위대의 요구는 이제 국회의원들의 월급 외에도 매달 받아왔던 5000만 루피아(약 427만 원)의 주택 수당 등 '황제 수당 폐지'를 넘어섰다. 학생 단체들은 △경찰 폭력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구금된 시위대 석방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일부 시위를'반역'으로 규정한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한 학생회장은 "선거 때마다 우리를 이용하고, 당선되고 나면 우리를 잊어버린다"며 정치권 전반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인한 총사망자는 최소 10명으로 집계됐으며, 한 시민단체는 최소 20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이런 혼란 속에서 프라보워 대통령은 당초 취소했던 중국 방문 일정을 재개하고 3일 중국 열병식에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인도네시아가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지만,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소요 사태가 지속될 경우 인도네시아의 국가 신용도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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