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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 연쇄 정상회담에도 북중러, 韓에 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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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9. 04. 14:34

북중러 연대는 사상 최고 단계
그러나 韓과는 관계 개선 희망
푸틴은 우 의장에 대북 메시지 언급
시진핑은APEC 정상회의 참석 확정
김 위원장도 대화는 완전 거부 아닌 듯
김정은
3일 오전 열린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해 식장으로 이동하는 세계 각국 정상들. 가장 앞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인다./신화(新華)통신.
4일 막을 내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전후 행사들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북중러(북한과 중국, 러시아)' 연대가 더 확고해졌음에도 이들의 한국에 대한 미련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중러 공히 현재 상당히 껄끄러워진 상태인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은연 중에 원한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이 단정은 북중러가 양자 간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약속이나 한 듯 반미에 뜻을 같이 하면서도 한국에게는 적대적 입장을 애써 자제하는 듯한 자세를 견지한 현장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절대 과하지 않다. 우선 열병식 직전 우원식 국회의장을 대면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태도를 꼽아볼 수 있다. 그가 먼저 악수를 하자면서 손을 내밀었을 뿐 아니라 대북 메시지가 있는지 물었다는 것이 우 의장측의 전언이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전쟁에 더 이상 개입할 경우 양국 관계가 파탄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던 러시아의 정상이 취할 자세와는 꽤 거리가 멀다.

물론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궁)에서는 "양자 간 별도의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고 발표하면서 양자 대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으나 푸틴 대통령이 꽤 호의는 보였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나 싶다. 익명을 요구한 칭화(淸華)대 W 모 교수가 "러시아는 한국과 척을 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크라이나전쟁이 끝나면 한국에도 화해의 손짓을 보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호의를 보인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분석하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거의 같은 시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 의장과 조우한 것 역시 비슷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대화가 단답형으로 끝나기는 했으나 대면한 후 악수를 나눴다는 사실만 봐도 나름 의미는 있다고 해야 한다. 외견적으로는 한국과는 더 이상 대좌하지 않는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으나 새 정부에는 일말의 기대도 한다는 자세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3일 오후 양국 정상 경호원들의 삼엄한 경계 하에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나름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2시간 30분 동안의 긴 회담을 진행했다면 반한 정서를 공유했을 법도 하나 베이징에서 확인된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4일 열린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간의 북중 정상회담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양국의 경제 협력과 관계 개선만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방북을 요청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올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 유력한 만큼 조속한 방북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이 역시 중국이 한국을 상당히 배려한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일부 외신에는 한국이 북중러 연대 공고화로 왕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열병식 전후 현장의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고 해도 괜찮다. 한국이 나름 존중받고 있다고 단언해도 괜찮을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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