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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가격·진료 낱낱이 공개”… 의료시장 투명성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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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5. 09. 04. 18:01

복지부, 환자 선택권 확대 의지
과잉우려 항목 '관리급여' 지정
도수치료 등 다빈도 항목 조회
정부가 국민이 전액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 항목의 가격과 진료 현황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면서 환자의 합리적인 선택권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아울러 의료시장 투명성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4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비급여 보고제도' 결과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 4166개소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1068개 항목의 진료비 규모는 576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월분)와 비교해 38억원 증가했다. 이를 연간 규모로 환산하면 약 6조9124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는 1개월 비급여 진료비를 12개월로 계산한 것으로 실제 비급여 진료비 규모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비급여 보고제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 항목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23년 9월부터 시행됐으며, 상반기에는 의원급을 포함한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하반기에는 병원급 의료기관만을 대상으로 한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병원이 2559억원(44.4%)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어 △종합병원(1203억원·20.9%) △상급종합병원(686억원·11.9%) △치과병원(499억원·8.7%) 순이었다. 상반기와 비교하면 한방병원과 요양병원이 각각 48억원, 40억 증가하는 등 진료비 증가가 컸다. 진료 과목으로 보면 정형외과가 1534억원(26.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경외과 816억원(14.2%) △내과 592억원(10.3%) △일반외과 385억원(6.7%) △산부인과 298억원(5.2%)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의료적 필요도를 넘어 남용되는 비급여는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비급여 가격까지 상세하게 공시하고 있다. 특정 진료 항목의 의료기관별 가격을 지역별로 최저가부터 최고가까지 순서대로 나열했다. 환자가 지역 내 특정 비급여 항목의 가격을 비교하려면 의료기관마다 일일이 검색해야 했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대표적으로 도수치료는 전국 최저가가 300원으로 조사됐고, 최고가는 60만원으로 무려 2000배 차이를 보였다. 전국 도수치료의 중간 가격은 10만원이었다. 치과 임플란트의 경우 최저 55만원에서 최고 250만원까지 가격 차이가 컸으며, 백내장 진단에 활용되는 '샤임프러그 사진촬영(편측)' 검사는 중간금액 10만원, 최대금액 200만원으로 20배 차이를 보였다.

정부는 이번에 도수치료, 대상포진 예방접종, 폐렴구균 등 다빈도 항목의 빠른 조회 기능을 신설했다. 또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 연계, 급여 기준 정보,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도 추가됐다. 이밖에 과잉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로 지정해 가격과 진료 기준을 마련하고 본인부담률을 95%로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환자 서면 동의 의무화를 도입해 불필요한 진료를 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비급여 가격 공개를 지속 확대하고, 소비자단체·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과잉 진료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를 가동해 연내 관리급여를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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