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준 “편안하게 본 경기”…이관우 “완패 인정, 목표는 탈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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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리로 성남은 10승 11무 7패(승점 41)를 기록, 무패 행진을 10경기(5승 5무)로 늘렸고 시즌 첫 홈 2연승까지 달성했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5위 부산 아이파크(승점 44)와는 불과 3점 차다. 반면 안산은 7연패 늪에 빠지며 최하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경기 초반부터 성남은 분위기를 주도했다. 전반 5분 박스 안 혼전에서 안산 박채준의 핸드볼 파울이 선언됐고, VAR 끝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후이즈가 침착하게 골문 오른쪽 구석을 찔러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 득점으로 경기 흐름은 급격히 성남 쪽으로 쏠렸다.
전경준 감독은 "앞선 경기들에선 마음을 놓을 수 없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었다"며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은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기세를 올린 성남은 전반 18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사무엘이 중원에서 띄운 볼을 안산 수비가 처리하지 못했고, 김정환이 빠른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시즌 마수걸이 골이었다.
이후 성남은 좌측에서 신재원과 정승용의 연계를 통해 반복적으로 안산 우측을 공략했고, 전반 42분 세 번째 골로 이어졌다. 신재원이 정승용과 짧게 패스를 주고받은 뒤 아크 정면으로 내준 공을 류준선이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류준선에게도 시즌 첫 골이 된 순간이었다. 전반에만 세 골.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후반에도 성남의 흐름은 이어졌다. 안산은 배수민과 정용희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성남의 공세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후반 8분 다시 세트피스에서 골이 나왔다. 신재원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베니시오가 타점 높은 헤더로 마무리하며 4-0으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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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은 끝내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PK 실점으로 일찍 흐름을 내준 뒤 전반 내내 끌려갔고, 후반 교체 카드도 효과를 내지 못했다. 경기 후 이관우 감독은 "비가 오는 가운데 많은 팬들이 원정을 와주셨는데 결과는 완벽하게 졌다. 페널티킥 실점이 선수들을 크게 흔들었다. 프로 스포츠는 분위기가 중요한데 지금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그 분위기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일주일간 준비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겨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후회 없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부진한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감독은 "우리 팀 여건 안에서는 좋은 선수들이지만,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 무대에서는 조금만 잘해도 견제가 들어오는데, 그걸 넘지 못하면 실패로 평가받는다. 지금은 그 과정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우승이나 플레이오프가 목표가 아니다. 안산은 창단 이후 최하위를 한 적이 없다. 팬들도 '최하위만은 피하자'고 말씀해주신다. 남은 시즌 반드시 탈꼴찌를 이루겠다"며 현실적인 목표를 분명히 했다.
성남의 이번 승리는 단순히 세 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4월 이후 이어졌던 홈 무승은 8월 경남전 2-1 승리로 끊겼고, 이번 안산전까지 잡아내며 시즌 첫 홈 2연승을 완성했다. 무패 행진이라는 외형적 성과와 함께, 홈에서의 자신감까지 되찾은 것이다. 안방에서 연승을 이어간 경험은 승격 경쟁의 막판 레이스에서 큰 자산이 된다. 전 감독이 강조했듯 "다양한 루트에서 득점이 나오고 선수들이 힘을 받는" 지금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플레이오프권 진입은 머지않아 현실이 된다.
성남은 오는 충북청주 원정에서 무패 행진을 11경기로 늘려 상위권 추격의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승격 레이스의 길목에서 다시 한 번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