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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연극 ‘해변의 건축가’ 강릉의 시간과 우주의 기억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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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나 기자

승인 : 2025. 09. 08. 15:48

 

/2025강릉국제공연예술페스티벌

2025 강릉국제공연예술페스티벌의 주제공연으로 지난 6일과 7일 양일간 선보인 오페라연극 '해변의 건축가'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이번 작품은 지역 브랜드 공연의 범주를 넘어, 연극과 오페라, 전통과 현대, 그리고 인간과 우주를 아우르는 대담한 실험으로 평가받았다.


 

‘해변의 건축가’는 우주에 홀로 남겨진 생명체 ‘심언’을 통해 인류 문명의 붕괴 속 희망 그리고 고독한 여정을 담아냈다. 이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능적 갈망과 희망을 그려내며, 미래와 과거가 교차하는 서사 속에서 강릉의 역사와 정체성이 은유적으로 펼쳐진다. 모든 장면들은 관객에게 철학적 해석과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사했다.

 

등장인물은 미래의 우주인 ‘심언’에서부터 강릉의 사람들, 이주민, 음유 시인과 무녀까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든다. 이들은 각각 개별적 캐릭터를 넘어, 강릉이라는 도시와 인류 문명을 관통하는 상징으로 기능했다.


 

특히 심언의 독백과 아리아로 활용된 시 '몽망처'는 작품의 정점을 이뤘다. 실제 심언광의 동명의 시 ‘몽망처’에서 차용한 이 대목은 무대 위에서 강렬한 울림을 주며, 인간의 상실과 희망을 동시에 압축했다.

 

이번 공연에는 한국 공연계를 대표하는 제작진이 총출동했다. 작·연출에 이주아, 지휘·작곡·음악감독 장석진을 비롯해 사운드 디자인 김정훈, 안무 감독 차진엽, 무대·소품 디자인 김정란, 조명 디자인 곽두성, 의상 디자인 임경미, 분장 디자인 임영희, 영상 디자인 송주형, 무대감독 강현호가 참여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출연진 역시 화려했다. 소프라노 김신혜·홍다영, 테너 민현기·김규영, 바리톤 이승왕, 경기민요의 박정미 등 국내외 주목받는 성악가들이 무대에 올랐으며, 배우 배우진·서지유·윤하진·구자환·이채 등의 훌륭한 배우들과 전통악기 연주자 이아람(대금), 안형모(태평소), 전계열, 이형철, 동해안별신굿의 전지환, 강경훈 등이 함께해 다양한 색채를 더했다. 강릉시립교향악단과 강릉시립합창단의 참여는 작품의 스케일을 한층 웅장하게 만들었다.

 

오페라연극 해변의 건축가는 강릉이라는 도시가 가진 역사와 정체성을 우주적 차원에서 재해석한 예술적 실험이었다. 단순히 이해하기 쉬운 무대가 아닌 관객의 사유를 자극하고 지적 성찰을 요구하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하며 강릉국제공연예술페스티벌의 주제공연다운 성과를 거뒀다. 또한 이번 공연은 강릉이 문화예술의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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