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공습으로 14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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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위기 감시기구에 따르면 가자시티를 비롯한 지역에서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이미 기근에 직면했거나 위험에 놓여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부터 5월 중순까지 11주간 모든 구호물자 반입을 차단했다가 최근 들어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국제기구들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톰 플레처 유엔 인도지원조정국(OCHA) 국장은 "9월 말까지가 데이르 알발라(중부)와 칸유니스(남부)로 기근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마지막 시한이다"며 "시간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 산하 민사행정청(COGAT)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주에만 식량 등을 실은 1900대 이상의 트럭이 가자에 물자를 전달했다"며 "하마스가 아닌 민간인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서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주말 가자시티 도심 고층건물을 하마스가 사용하고 있다며 민간인들에게 대피 경고를 내린 뒤 폭격을 가했다. 그러나 건물이 하마스에 의해 사용됐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가자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공습으로 가자 전역에서 14명이 숨졌다.
가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자시티 주민 에마드는 "하마스에 말한다. 휴전을 하라. 가자시티가 라파처럼 잿더미로 변하기 전에 전쟁을 끝내라"며 "얼마나 더 많은 목숨을 희생해야 하느냐. 이제 그만"이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 내에서도 전쟁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전날 밤 수만 명이 인질 가족들과 함께 거리 집회에 나와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현재 가자에 억류 중인 48명의 인질 가운데 20명만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돈 사르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하마스가 무기를 내려놓고 인질을 석방한다면 전쟁은 즉각 끝날 수 있다"며 "정치적 수단을 통한 해결을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마스 고위 관계자 바셈 나임은 "이스라엘이 전쟁을 중단하고 완전히 철수한다면 모든 인질을 풀겠다"며 무장 해제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덴마크의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외교장관은 이날 예루살렘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군사작전을 멈추고 노선을 바꿔야 한다"며 "인도주의 상황에 깊이 우려한다. 동시에 인질 석방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