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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기업] 엘디카본, 폐타이어로 ESG·실적 ‘두 토끼’ 다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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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09. 09. 08:20

비서울권 유니콘·글로벌 시장 도전
올 매출액 전년比 85% 상승 전망
미쉐린 등 친환경 소재 교체 호재
한국타이어 등과 시범공급 '한몫'
원가 경쟁력 확보·장기계약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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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과 인구 절벽,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2025년 9월 한국 경제는 그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생존을 위해선 기존 걸었던 길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길을 찾아 내야만 한다. 그런점에서 위기의 한국경제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건 '혁신 성장 기업'이라고 확신한다. 이들은 무너진 담장 틈새에서 자라는 새순처럼, 낡은 질서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열고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아시아투데이는 창업자의 문제의식과 리더십, 차별화된 기술력과 성과를 통해 우리 경제의 무한한 동력을 찾아내는 '혁신 성장 기업'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의 좌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혁신성장기업컷
아시아투데이 장지영 기자 = 엘디카본이 폐타이어를 활용한 '재생 카본블랙(GCB)'으로 글로벌 친환경 소재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매년 전 세계에서 3000만 톤 이상 발생하는 폐타이어는 지금까지 매립되거나 소각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엘디카본은 이를 저탄소 원료로 바꿔 순환경제와 탄소 감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겠다는 전략이다.

◇ 매출은 수백억,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
9일 엘디카본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5%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액이 65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12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만 놓고 보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글로벌 시장의 규모를 고려하면 향후 회사의 성장 가능성과 실적 확대가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실제 타이어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글로벌 카본블랙 시장의 규모는 2023년 약 2235억 달러(약 31조원)에서 올해는 2759억 달러(약 3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미쉐린·브리지스톤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2030년까지 원료의 40% 이상을 친환경 소재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이미 외형 확장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한국타이어·넥센타이어 등에 시범 공급을 진행했으며, SK인천석유화학과는 열분해유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에 투자 시장에서도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엘디카본은 설립 5년 차였던 2022년 185억원 규모의 시리즈 A를 시작으로 지난해 상반기에는 4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까지 성사시키며 누적 750억 원을 확보했다.

글로벌 전략 투자자와 국내 금융권이 동시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실제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원가 경쟁력과 장기 공급계약 확보가 과제로 여전히 남아있다.

◇ 지역 거점 유니콘 도전…원가 경쟁력 확보 등 과제
충남 당진을 거점으로 하는 엘디카본이 창업 8년 만에 '비(非)서울권 유니콘'이라는 목표를 내세운 점은 의미가 크다. 수도권에 편중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지역 기반 성장을 추구한다는 것은 희소성은 물론이고, 상징성도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자원순환시설 증설과 지역 인재 채용 확대, 합덕고등학교와의 채용 MOU(업무협약) 체결 등에 나선 것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업계에서는 "지역 거점 스타트업 모델은 투자·인재 생태계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향후 수도권과 해외 네트워크와의 연결까지 강화된다면 지역 대표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유럽·북미 기업들이 유사 기술을 속속 내놓는 만큼 원가 경쟁력 확보는 장기 계약 성사 여부를 가를 핵심 조건이다. 타이어 제조사 입장에서는 ESG 목표 달성 못지않게 원가 절감도 중요한 고려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제 관건은 유럽 시장 진입이다. 유럽은 가장 엄격한 환경 규제를 갖춘 동시에 시장 규모도 크다. 이곳에서 장기 납품 계약을 따낼 수 있느냐가 엘디카본의 향후 성장 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기술력 확보는 물론,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까지 입증해야만 글로벌 공급망에 본격 편입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엘디카본 관계자는 "폐타이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순환경제와 탄소저감이라는 글로벌 과제를 동시에 풀어내는 일"이라며 "국내 유일의 무산소 열분해 공정을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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