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입학제도 공정성 문제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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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현지 매체 더스타에 따르면 페낭 출신 에드워드 웡 이 셴(20)은 말레이시아 고등교육 자격시험(STPM)에서 최고점(CGPA 4.0)을 얻었고 비교과 영역 점수도 99.9%로 최상위권에 들었음에도 올해 자신이 중앙입학관리처(UPU)를 통해 지원한 국립대 6곳으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STPM CGPA 4.0은 전체 수험생 4만2861명 중 상위 3.06%에 드는 성적이다. 이후 에드워드는 말라야대 회계학과에 '공개입학채널(SATU)'로 재지원해 합격했다.
말레이시아에서 국립대에 입학하면 교육부 산하 고등교육부가 운영하는 UPU를 통해 학비의 최대 90%를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충당할 수 있다.
SATU로 입학하면 학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회계학과에서는 전체 학위 과정 수업료 총 8만3800링깃(약 25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위카시옹 말레이시아화인협회(MCA) 회장은 "최고 성적 학생이 UPU 입학을 거절당하고 SATU로 입학할 수 있는 것은 입시제도의 심각한 결함을 보여준다"며 "입시 투명성을 의심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중앙집중식 선발 외에 학교가 별도로 운영하는 공식 입시 경로인 SATU는 2018년 말라야대에서 입학 정원 확대와 재정 확보를 위해 도입됐다.
말라야대의 2021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SATU의 운영 목적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배경의 학생을 유치하고 대학 재정을 보강하는 것이지만 이 제도가 실제 고액의 학비를 부담할 수 있는 고소득 계층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25-2026학년도 기준 SATU 학비는 일반 학사 과정 5만2800링깃(약 1600만원), 의학사 및 외과학사(MBBS) 과정 50만 링깃(약 1억6000만원)에 달한다.
누르 아주안 아부 오스만 말라야대 총장은 이 제도가 불공정하다는 지적에 대해 "UPU 경쟁이 치열해 우수 학생들이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SATU는 추가 모집이며 해외로 유출되는 우수 인재를 국내에 머물게 하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UM 학생회 의학부 대표 제린 옹은 "공공 의학 교육 접근성이 학업 능력이 아닌 학비 지불 능력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카시옹 MCA 회장은 "이중 입학 제도는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며 "저소득층 학생은 UPU를 통해서만 입학 지원이 가능하고 고액의 학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등교육부는 UPU 선발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