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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천희 한성아이디 대표 “인테리어는 소통의 業…리모델링·플랫폼·교육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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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09. 09. 17:25

단기 수익보다 고객 관계에 더 집중
'한성RNC건축' 별도 브랜드도 론칭
노후병원 등 수익 구조 다변화 집중
디자인스쿨 통해 인재 양성도 '온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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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리모델링, 플랫폼, 교육이 인테리어 산업의 3대 축이 될 겁니다. 그 중심에 한성아이디가 서겠습니다."

남천희 한성아이디 대표는 지난 4일 아시아투데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회사의 비전을 이렇게 못 박았다. 그는 1991년 창업 이후 34년 동안 하이엔드 주거 인테리어를 파고들며 '설계·자재·시공·사후관리'라는 원스톱 체계를 일찌감치 구축했고, 이를 발판 삼아 리모델링과 신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남 대표가 사업을 시작했던 1990년대 초반의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지금과 달리 천편일률적인 형태가 주를 이뤘다. 그는 "유행만을 좇던 업계의 관행을 깨고, 소비자의 개성과 취향을 고려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회사를 관두고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물론 사업을 하면서 고충은 늘 있었다. 특히 월급쟁이 때와 달리 직원들에 월급을 지급해야 하는 '월급날'이 가장 두려웠다고 한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사업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꾸준함과 신뢰'를 꼽기도 했다. 남 대표는 "한 번 맡긴 고객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품질과 사후관리에 모든 역량을 쏟았다. 그 신뢰가 회사를 지탱하는 가장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 수익에 집착하기보다 재시공·리모델링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고객 관계를 구축한 것이 회사를 지켜낸 방패였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한 집안의 인테리어를 3대에 걸쳐 맡기는 고객들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고객들 중에는 우리가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재벌가도 있다.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고민은 여전하다. 요즘 그의 고민은 갈수록 빨라지는 트렌드를 어떻게 대응할지다. 최근의 인테리어 시장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플랫폼의 확산으로 소비자 정보력이 커지며 진입 장벽은 낮아졌고, 업체 수는 폭증한 상태다.

남 대표는 "대내외적으로 격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고민 끝에 '한성RNC건축'이라는 별도 브랜드를 론칭했다. 신축 공사비가 평당 1000만원에 육박하면서 새 건물을 짓는 데는 부담이 커졌지만, 대신 기존 건물을 고쳐 쓰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단 것에 주목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노후 병원·오피스·주거 리노베이션까지 영역을 확장해, 본업의 시공 역량을 수익 구조 다변화로 넓히겠다는 게 남 대표의 구상이다.

또한 남 대표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 증가에 발맞춰 '펫 가구'를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관련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거는 중이다. 그는 "청담 일대 펫 유치원에서 수백만 원대 의류를 입힌 반려견을 자주 본다"며 "루이비통·에르메스 등은 이미 애견 라인에 진출했을 정도다. 가격 전략만 정교하면 소재·마감·동선 설계 같은 인테리어의 강점을 그대로 이식할 수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본업인 인테리어 사업뿐만이 아니라 후학 양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앞서 남 대표는 2007년 개설한 디자인스쿨을 통해 지금까지 3500명 이상을 배출하며 업계 인재 저변을 넓혀왔다.

그의 교육 철학은 '기부는 순간이지만 교육은 평생의 직업과 자존감을 남긴다'는 것이다. 남 대표는 "2045년엔 한국인 평균 수명이 120세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은퇴 이후 최소 30년은 더 일해야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경력이 단절되는 일이 흔하다"며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남 대표는 인테리어 전문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 평생직장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다. 아울러 올해는 교육 법인을 '한국 인테리어 전문학교'로 격상해 자격·표준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끝으로 그는 "인테리어는 결국 소통의 업(業)"이라고 정리했다. 디자인 감각은 트렌드로 보완할 수 있지만, 공간을 읽고 고객의 삶을 설득력 있게 번역하는 능력은 쉽게 흉내 낼 수 없다는 뜻이다. 리모델링으로 본업의 체력을 키우고, 플랫폼과 펫 가구로 생활산업의 외연을 넓히며, 교육으로 산업의 저변을 다지는 '삼각 구도'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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