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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을 위한 영화인들’ 이스라엘 영화계 보이콧…가자지구 공격은 ‘제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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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5. 09. 09. 16:53

엠마 톰슨, 틸다 스윈튼 등 참여
이 제작자 협회 "잘못된 대상 겨냥"하는 것
PALESTINIAN-ISRAEL-CONFLICT-GAZA <YONHAP NO-4118> (AFP)
이스라엘의 공습 다음 날인 9일(현지시간) 가자 시티의 살람 타워에서 한 소년이 잔해 속에서 장작으로 쓸 나무 조각을 찾고 있다./AFP 연합
할리우드 스타를 포함한 1200명 이상의 배우, 감독 및 영화 산업 종사자들이 이스라엘 영화 기관과 협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약서에서 이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제노사이드(집단학살)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인종분리 정책)에 연루됐다"라며 "영화의 힘을 인식하며 가자지구에서 대학살이 자행되고 있는 지금 이 긴급한 위기의 순간에 우리는 그 무자비한 공모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을 위한 영화인들'은 성명을 통해 집단 학살과 아파르트헤이트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것, 또는 이를 행하는 정부와 협력하는 기관의 영화제, 영화관, 방송사 및 제작사와 협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명자 중 한 명인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파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후손으로서 나는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땅을 빼앗고 그들에게 아파르트헤이트를 강요한 것에 대해 괴로움과 분노를 느낀다"라며 "이런 맥락에서 나는 내 작품이 이스라엘에서 출판되거나 상영되는 것을 지지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날 선언은 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문화 보이콧을 연상시키는 움직임으로 단순히 배우나 감독 개인의 입장을 넘어 영화 산업 전체가 연대와 윤리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일로 평가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서명자 명단에는 틸다 스윈턴, 올리비아 콜먼, 마크 러팔로, 리즈 아메드, 하비에르 바르템, 엠마 스톤, 신시아 닉슨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들과 아바 듀버네이, 요르고스 란티모스 등의 감독들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제작자 협회는 가디언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서명자들은 잘못된 대상을 겨냥하고 있다"라며 "이스라엘의 예술가, 작가, 창작자들은 수십 년 동안 관객들이 분쟁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목격할 수 있게 돕는 목소리였다"라며 팔레스타인 창작자들과 협력해 평화와 폭력을 종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베니스 영화제에선 지난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살해된 5세 팔레스타인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힌드 라자브의 목소리'가 상영돼 23분 동안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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