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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스라엘 카타르 공습 이례적 비판…가자 전쟁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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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9. 10. 10:39

"인질 석방이 최우선…이런 방식은 도움 되지 않는다"
국제사회 "주권 모독" 규탄…유엔안보리 긴급회의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인근의 한 레스토랑에 저녁 식사를 하러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 체류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를 전격 공격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 양국 관계에 미묘한 균열이 드러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가자 전쟁이 악화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공격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인질 석방이 최우선인데 이런 방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카타르에 제대로 통보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카타르는 "미국의 연락은 이미 폭격이 시작된 뒤에야 왔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중동 최대 미군 기지를 두고 있으며, 미국에 수십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주요 동맹국이다. 또 가자 전쟁 중재와 인질 협상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작전을 "이스라엘의 독자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루살렘 주재 미국 대사관 연설에서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원칙을 받아들인다면 전쟁을 끝낼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협상 조건은 바뀌지 않는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국제 사회는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을 주권 모독이자 확전 시도라며 규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긴급회의를 10일 개최하기로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공습을 "카타르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노골적으로 침해한 행위"로 규정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는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의 확대이자 카타르 주권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X를 통해 카타르의 주권이 침해당했다면서 "우선순위는 즉각적 휴전, 인질 석방, 가자로의 대규모 원조 확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걸프 지역 국가들도 이스라엘 규탄에 한목소리를 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공격을 "범죄적 행위"라고 규탄했고, 아랍에미리트(UAE)는 "지역 안보에 극도로 위험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태 직후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3% 뛰어오르며 배럴당 63달러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미국과 걸프 국가 간 방위 협력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고 전망한다. 댄 샤피로 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걸프 국가들은 앞으로 미국이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을 더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미국과의 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그가 평화를 원한다고 했다"며 "불행한 사건이지만 평화로 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후속 조치나 이스라엘에 대한 요구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스라엘은 최근 가자시티 주민 100만 명에게 대규모 군사작전을 앞두고 대피를 명령한 상태다. 유엔은 가자 일부 지역이 기아 상태임을 공식 선언했으며, 국제사회는 인도적 재앙이 더욱 심각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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