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엔터사 수장들과 달리, 깨끗한 법적 이력도 임명 도와
K-팝 비롯한 K-컬쳐 전반에 대한 지원책 꼼꼼하게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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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대중문화예술인으로 노무현 정부때 이창동 감독과 배우 김명곤이, 이병박 정부와 윤석열 정부 때 배우 유인촌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각각 일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대통령과 같은 진영에 몸담고 정권 출범에 직간접적으로 힘을 보탠 공로를 인정받아 공직 낙점이 가능했다. 곱씹을수록 이번 인선이 파격 그 자체로 와 닿는 이유다.
1995년 발표했던 2집 앨범 제목처럼 '딴따라'를 자처하며 30년 넘게 무대를 누비고 있는 박진영이 음악·드라마·영화·게임 등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해외 확산 전략 수립을 위한 민·관 협력 기구의 장관급 책임자로 발탁된 배경에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밑바닥에서부터 갈고 닦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탁상공론' '고담준론' 식이 아닌 구체적 해법 제시와 실행이 가능한 적임자라면, 이념과 성향은 물론 출신도 따지지 않는 특유의 인재 발굴 원칙이 적용됐다는 분석이다. 또 이런저런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거나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 현장 출신 몇몇 엔터사 수장들과 달리, 법적으로 깨끗한 이력도 한몫 거들지 않았을까 싶다.
K-팝을 비롯한 K-컬쳐의 인기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전 세계적인 히트에 힘입어 지구촌 전역을 강타하고 있는 지금, '위원장' 박진영이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아 보인다. "제도적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정리해서 실효적인 지원이 갈 수 있게 하겠다. 후배 아티스트들이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임명 당일 자신의 SNS에 올린 다짐대로, 비자 발급·공연장 인프라 마련·저작권 보호 등과 관련해 오랫동안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개선 방안을 당장 행동에 옮겨야 한다.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을 꾀해야 할 범위 또한 넓힐 필요가 있다. 본업인 K-팝에 대한 지원 말고도 한때 연기와 배우 매니지먼트·영화 및 드라마 제작·외식 산업에 뛰어들았던 경험을 살려 빈사 직전 영화계의 유일한 생존책이나 다름없는 해외 합작 활성화와 우리 콘텐츠 제작사들의 지식재산권(IP) 보유 확대, K-푸드의 세계화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업계는 박진영이 가수와 프로듀서로 현장에서 쌓은 여러 경험들을 효과적인 정책 마련으로 이어가, 민·관 협력의 새로운 성공 사례를 제시해주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K-컬쳐의 세계화 정착이란 막중한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하는 '딴따라' 출신 '공직자' 박진영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