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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대출 금리 잔인’ 언급한 李에 카드사도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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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5. 09. 10. 18:28

저신용자 카드론 평균 금리 17%
금리 인하 등 압박 현실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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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이재명 대통령이 서민대출 금리가 15%대에 달한다는 점을 두고 '잔인하다'라고 평가하면서 카드사들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카드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평균 금리가 14%대에 아르는 만큼 카드사들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카드사들은 저신용자에 대해 연체 리스크를 반영해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만큼 무리해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신용자들에 대한 금리가 높은 건 부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인데, 이를 억지로 조절하려고 하다보면 대출 절벽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업계 카드사 8곳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3% 수준으로 집계됐다. 신용점수가 700점 이하인 저신용자들이 받는 평균 금리는 17.74%에 달해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20%)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별 저신용자 카드론 금리를 보면 우리카드가 18.69%로 가장 높았고, 비씨카드(18.59%), 롯데카드(18.41%) 등도 18%를 웃돌았다. 삼성카드(17.76%), 현대카드(17.56%), KB국민카드(17.43%), 신한카드(17.26%) 등 주요 대형사 역시 모두 17% 이상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저신용자 금리가 인상된 카드사도 적지 않다. 롯데·삼성·우리·국민카드는 지난달보다 금리가 소폭 높아졌다. 조달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신용자에 대한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에선 연체율 관리 부담과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최저 신용대출자 금리가 15%대인 점을 두고 "어려운 사람 대출이 더 비싸다. 너무 잔인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저신용자에게는 고금리로 소액 단기 대출을 해주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주로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는 은행권과 달리 카드사 등 2금융권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카드론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정책 변화도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법정 최고금리 변화가 없더라도 이 대통령이 저신용자 대출을 직접 언급한 만큼 금리 인하 압박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현실적인 제약이다. 저신용자 대출은 고신용자 대비 연체율이 높고 부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적용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리스크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카드사가 금리를 낮추는 대신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취급 자체를 보수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렇게 될 경우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업계를 겨냥한 발언은 아니지만 정책적으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무리하게 최고금리를 낮추는 것보다는 다양한 정책 대출을 통해 저신용자 대출 수요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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