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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필리핀에 초강경 경고…남중국해 군사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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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9. 14. 14:03

“도발 즉각 중단하라” 군이 직접 압박
美·필리핀 연합 대응과 충돌 불가피 전망
화면 캡처 2025-09-14 134057
남중국해 활동 중인 중국 해군. /AFP 연합
중국군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을 직접 겨냥한 강경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양국 간 영유권 갈등이 군사적 긴장으로 치닫고 있다.

14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사령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에서 12∼13일 해당 해역에서 정례 순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남부전구는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핵심 부대다.

톈쥔리 남부전구 대변인은 "필리핀은 역외 국가와 손잡고 이른바 '연합 순찰'을 조직하며 불법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며 "남해에서 사건을 일으키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외부 세력의 개입은 무익하다"고 강조하며, 중국군이 국가 주권과 안보, 지역 안정을 수호할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의 '구단선'을 긋고 수역의 90%를 자국 영해라 주장한다. 그러나 이 구역은 필리핀을 포함해 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여러 국가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겹쳐 충돌이 잦다.

특히 스카버러 암초를 둘러싸고 필리핀과 마찰이 빈발했다. 지난달에는 이 해역에서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해경을 추격하다 중국 해군 함정과 충돌했고, 며칠 뒤 미 해군 전함들이 운항하자 중국군이 추적·퇴거를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중국은 이달 들어 스카버러 암초에 '국가급 자연보호구역'을 신설한다고 발표하고, 최신 항공모함 푸젠함을 투입해 훈련을 실시하는 등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필리핀은 미국·호주 등과 연합 훈련을 벌이고 미군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도 협력하는 등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명이 외교부나 관영 매체가 아닌 군 당국의 공식 발언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고 지적한다. 중국군이 필리핀을 특정해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고 '즉각 중단'을 요구한 것은 향후 비슷한 상황에서 더 강경한 군사적 조치를 정당화할 수 있는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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