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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집권 2기를 맞아 재정 긴축과 세제 개혁을 추진했으나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반발로 효과적인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2년이 채 되지 않아 총리를 4번이나 교체할 정도로 정국이 불안정한 상태다.
특히 지난 7월에는 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가 제안한 440억 유로(약 72조 원) 규모의 재정 긴축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며 재정 건전성 회복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저하됐다.
프랑스의 공공부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13%를 초과하며 2024년에는 재정 적자가 GDP의 5.8%에 달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의 평균인 약 3%를 크게 초과하는 수치다.
피치는 프랑스 정부가 향후 3년 이내에 재정적 적자를 GDP의 3%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나, 정치적 분열과 사회적 반발로 인해 목표 달성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바이루 전 총리는 프랑스의 재정을 되살리기 위해 국가 예산을 삭감하고 공휴일을 줄이는 등의 여러 방안을 제시했으나 사회적 반발에 부딪혀 결국 지난주 총리직을 내려놓았다.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세바스티앵 르꼬르뉘 총리의 임명과 맞물려 있다. 르꼬르뉘 총리는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예산안을 마련하고 좌파 정당들과의 협업을 통해 정치적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으나 의회의 깊은 분열로 재정 개혁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피치는 프랑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나 이는 정치적 안정을 회복하고 실질적인 재정 개혁을 추진할 경우로 한정됐다. 10월과 11월에 다른 주요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가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재평가할 예정이며, 이들 평가에 따라 프랑스의 재정 상황과 신용등급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