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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율 줄고 다문화 혼인 늘어난 카자흐스탄…“사회 변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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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5. 09. 15. 11:31

가족 제도 개편·중재 시스템 효과 속에 이혼율 16% 감소
전문가 "서구화 영향 등으로 다문화 결혼 늘어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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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이혼율 세계 상위권을 기록했던 카자흐스탄에서 최근 이혼율은 다소 줄어든 반면, 다문화 결혼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민족 집단의 특성과 함께 SNS를 통한 문화 교류, 서구화된 사회 분위기가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다 발라예바 카자흐스탄 문화부 장관이 '가족의 날'을 맞아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5년간 이혼율이 약 16% 감소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매체 카즈인폼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 배경으로 2019년부터 대법원과 공동 추진한 '바퀴트 오트바사(Bakytty otbasy, 행복한 가족)' 프로젝트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특히 청소년가정 법원을 중심으로 한 다학제적 개입이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심리학자, 변호사, 중재자, 사회복지사 등이 함께 갈등 조정과 심리·법률 지원을 제공한 결과, 올해 이혼 소송의 37.5%가 화해로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자흐스탄 국민의 85~89%는 가족 관계에서 사랑·존중·이해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본다"며 부모 교육과 자녀 양육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부모 아카데미'도 이혼율 감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카자흐스탄은 전체 혼인 건수의 절반에 가까운 6만 1080건의 이혼이 접수돼 세계 상위권 수준의 이혼율을 기록했다. 에를란 사르셈바예프 법무부 장관은 마질리스(하원) 보고에서 "혼인 12만 4774건 중 절반 수준이 이혼으로 이어졌다"며 "가족 제도 강화와 자녀 권익 보호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다민족 국가인 카자흐스탄에서 다문화 결혼 비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 다문화 결혼은 전체 혼인의 18.2%를 차지해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2010년대 중반 14.2%까지 떨어졌던 비율이 다시 2000년대 초반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민족별로 보면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카자흐인의 다문화 결혼 비율은 남성 6.9%, 여성 5.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러시아계(슬라브 민족)는 남성 30.7%, 여성 35.6%로 가장 높은 개방성을 보였으며, 우즈베크계는 남성 15.7%, 여성 17.2%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민족 집단의 규모가 클수록 내부 결혼 비율이 높고, 소수 민족일수록 다문화 결혼이 활발한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SNS를 통한 문화 교류, 서구화된 사회 분위기도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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