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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 여러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과정을 두고 원전에 대한 불리한 여론이 형성된 배경에 정치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지적한다. 원전 사업은 본질적으로 기술력과 안전성, 그리고 경제적 타당성에 의해 평가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해석이 개입되면서 원전의 가치가 왜곡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원전 수출은 단순히 계약 한 건을 따내는 사업이 아니다. 계약 체결 이후 수십 년 동안 유지보수, 정비, 안전관리가 뒤따르며 이는 안정적인 장기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낸다. 국내 기업들은 그 과정에서 자재와 기자재 납품, 기술 서비스 제공, 운영 지원 등 다양한 기회를 얻게 된다. 결국 원전 수출은 해외에 원전을 짓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산업 전반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국가적 프로젝트인 것이다. 국가 대 국가가 수십 년, 길게는 100년을 바라보는 약속이다. 실제로 우리가 원전 수출에 성공한 아랍에미리트(UAE)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300억 달러(약 37조원) 규모의 투자를 한국에 집행하기로 한 바 있다.
그동안 한국은 '팀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해외 원전 수주에 도전해 왔다. 중장기적인 이익과 신뢰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해 온 것이다. 특히 전 세계 원전 시장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굴지의 강대국들이 주도하는 첨예한 경쟁 구도 속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기술력과 협상력을 무기로 성과를 거두어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한국인 특유의 끈질김과 강인함, 그리고 세심함이 빛을 발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둘러싼 논의가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과도하게 해석되는 것은 문제다. 원전은 결코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로 재판할 사안이 아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해외 시장에서 원전 수주 활동을 펼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경쟁국들의 견제 등 많은 부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국내에서 많은 지지와 응원이 필요하다. 원전 수출, 정치의 도구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으로 바라봐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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