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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머스크 1조 보상”…극단적 부의 상징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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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9. 15. 10:16

테슬라 CEO 성과급 언급 빈부 격차 비판
“과거 6배, 지금은 600배…삶의 가치 흔들려”
VATICAN ANGELUS PRAYER
지난 14일 바티칸 시국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레오 14세 교황이 70번째 생일을 맞아 천사기도를 주도하고 있다. /연합
세계 최초 '1조 달러 부자' 가능성을 거론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보상안이 논란을 부르는 가운데 교황 레오 14세가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를 현대 자본주의의 위험한 신호로 해석하며 빈부 격차와 인간성 상실을 우려했다.

14일(현지시간) 공개된 가톨릭 전문 매체 크룩스(Crux)와의 인터뷰에서 레오 14세는 "어제 일론 머스크가 세계 최초로 1조 달러 부자가 될 거라는 기사가 나왔다"며 "만약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의 전부라면 우리는 정말로 심각한 문제 앞에 서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5일 미국 언론이 보도한 머스크의 성과 보상안과 맞물린다.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게 2035년까지 시가총액 조건을 충족할 경우 회사 보통주의 약 12%에 해당하는 4억 2374만 주를 12단계로 나누어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 보상이 모두 현실화될 경우 그 가치는 최대 9750억 달러(약 135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교황은 이어 현대 CEO들과 노동자 간 임금 격차를 언급하며 "60년 전에는 CEO가 평균 노동자의 4~6배를 받았지만, 지금은 600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쩌면 어떤 사회에서는 인간 삶의 더 고귀한 의미를 잃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며 가족, 공동체, 인간 존재의 본질적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번 인터뷰는 레오 14세가 교황에 즉위한 후 처음 공개된 언론 인터뷰다. 크룩스는 이 내용을 그의 70세 생일에 맞춰 일부 발췌해 공개했으며, 오는 18일에는 페루의 펭귄 출판사에서 전기 '레오 14세: 세계의 시민, 21세기의 선교사'로 정식 출간될 예정이다.

한편 레오 14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글로벌 분쟁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교황청이 평화를 옹호하는 목소리와 중재자 역할은 다르다"며 "전자는 가능하지만, 후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한쪽 편에 서지 않는 중립적 입장을 지켜왔다"며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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