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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대만, TSMC 등에 엎고 한국까지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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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9. 15. 17:27

대만은 원래 중소기업 위주
반도체 투자 통해 구조 변경
1인당 GDP 22년 만에 韓 추월
韓 당분간 재추월 불가능할 듯
대만 경제가 그야말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진격의 대만이라는 표현을 써도 좋을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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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베이(臺北)의 한 공장 근로자들. 경제 성장을 과실을 마음껏 따먹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15일 전언에 따르면 과거 대만의 경제 구조는 중소기업 위주였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국이 TSMC(타이지뎬臺積電)로 대표되는 반도체 기업들을 키우면서 최근에는 완전히 면모를 일신했다. 상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5.9%나 늘어나면서 누적 2832억 달러를 기록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급기야는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2년 만에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내년에는 사상 최초로 4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 역시 좋다. 대만 통계청이 기존 3.10%를 4.45%로 상향 조정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내년에도 대만 당국은 2.81%로 예상하고 있으나 더 조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힘이라고 봐야 한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대만 기업인인 둥핑민(董平敏) 씨가 "과거 한국과 대만의 경제는 비교불가였다. 그러나 이제는 대만이 한국을 확실하게 추월하고 있다. 당분간은 더 그렇지 않을까 싶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대만 정부가 희희낙락하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인당 GDP는 한국을 추월할 수준이 됐으나 근로자들의 임금은 상당히 적기 때문이다. 1개월 평균 임금이 중국보다 크게 많지 않은 4만 대만달러(184만 원) 전후에 불과하다. 반면 물가는 싸지 않다. 살아가기가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대만을 구이다오(鬼島·귀신의 섬)로 부르면서 자조하는 것은 전혀 엉뚱한 투정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한국이 대만을 다시 추월하기 위해서는 초격차 기술을 개발, 경제 전체에 힘을 불어넣어줘야 한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만 경제가 상당 기간 한국보다 순항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물론 그럼에도 청년들이 대만을 구이다오로 계속 부르거나 젊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할 경우 상황은 심각해진다. 대만 당국이 최근 들어 최저 임금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하지만 최저 임금이 너무 낮은 탓에 그것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너무 무리하면 역효과도 생길 수 있다. 대만 근로자들이 상당 기간 현재의 임금 수준에 만족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잘 나가는 대만 경제 역시 아픈 구석이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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