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대응 방안·주주환원 규모 공개
2세대 하이브리드 차량 핵심 무기로
전기차 수요 위축… 전략 수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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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9년 첫 CID를 개최한 이래 올해로 7년차를 맞았다. CID는 중장기 전략과 재무 계획을 투자자들과 공유하는 자리로 현대차가 이번 행사에서 관세 대응 방안, 하이브리드 전략, 신사업, 주주환원 규모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만큼 지난해 발표한 전략 일부가 수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CID에서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21종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연간 판매 200만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 중 69만대를 북미 시장에서 소화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이달 말 종료되면서 전기차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업계는 현대차가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차는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꾸준히 성장했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은 19만8807대로 전년 대비 47.9%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CID에서 2028년까지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판매 목표를 133만대로 잡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69만대를 북미에서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CID에서는 어떤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하고 어디서 생산할지, 또 어떤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할지가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대부분의 주력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술력 측면에서는 직병렬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하는 일본 완성차 업체 대비 열세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 4월 신형 팰리세이드에 탑재한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하이브리드 전략 강화의 핵심 기술로 알려진 현대차의 TMED-II는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달리 변속기 안에 전기모터 두 개를 나란히 배치하고 벨트로 동력을 전달하는 대신 엔진과 직결해 동력 손실을 최소화한다. 덕분에 이전과 같은 병렬식 하이브리드를 사용했음에도 연료 효율과 동력 성능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었다.
또 변속기 허용 토크를 기존 37.4㎏f·m에서 46.9㎏f·m로 높여 기존보다 출력이 강한 엔진을 사용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신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100마력 초반부터 300마력 중반까지 다양한 출력의 엔진과 조합할 수 있어, 소형부터 대형, 그리고 제네시스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더불어 2026년에는 제네시스 주요 모델에도 후륜구동 2.5 터보 하이브리드를 적용해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력이 강한 엔진에도 적용 가능한 2세대 하이브리드 기술은 대형차 선호도가 높은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 입지를 넓히는 핵심 무기"라며 "신형 팰리세이드를 시작으로 이 기술을 다른 모델로 확대할 때 비로소 진정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CID에서 신규 하이브리드차와 미국 현지 생산 공장 등 구체적 전략 실행 방안이 공개된다면, 현대차의 북미 전략 전환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