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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통상본부장 訪美… ‘투심위축·반미여론’ 카드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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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5. 09. 15. 18:10

한미 관세 후속 릴레이 협상
오늘부터 일본 車 관세 15%로↓
국산차 현지 경쟁력 약화 현실화
한인 근로자 구금사태 후폭풍에
통화스와프 등 협상 가능성 기대
이번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최근 두 번에 걸쳐 워싱턴을 방문해 관세 등에 대해 답을 내려 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에서 바통을 터치했다. 16일부터 일본 자동차는 15%로 인하된 대미 수출 관세를 물게 되지만, 아직 25%에 머물고 있는 한국으로선 하루 한시가 급한 상태다.

일각에선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에 대한 구금 사태는 우리 기업들 대미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고, 국내 반미시위가 고조되고 있다는 대목에서 우리 협상력을 높일 카드가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이날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일본이 당장 15% 관세로 우리와 경합하는 자동차에서 더 좋은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부분은 우리 정부로선 뼈 아픈 대목이다. 앞서 한국도 15% 관세를 약속 받았지만 3500억달러(약 486조6000억원) 규모 대미 투자 펀드 관련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해결해야 할 부분은 투자 방식과 투자금 회수 방식이다. 한미는 지난 7월 타결한 관세 협상에서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한국은 미국에 대한 투자를 대출과 보증 등 간접투자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미국은 자국 주도권 아래 이뤄지는 직접 투자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은 또 일본처럼 양국 투자 펀드의 수익을 절반으로 나누되 투자금 회수 후엔 수익의 90%를 가져가겠다는 입장이지만, 한국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투자를 요청해놓고 막상 공장을 짓는 근로자들을 구금한 사태는 동맹으로서 신뢰를 저버린 미국의 패착이고, 이는 우리 관세 협상에 어필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이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구금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미국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이 바라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대미투자는 물론, 기술 전수 등의 계획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미국이 오히려 이번 관세협상과 한국인 근로자 구금으로 한국 내 반미 여론을 조장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따라서 정부도 대미투자와 반미시위 등을 고리로 무제한 통화스와프 등의 카드로 협상력을 높여 오히려 이번 기회에 미국과 관세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선 미국의 한국인 근로자 구금 등에 대한 반발로, 반미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 도심 곳곳에서 반미시위가 열렸고, 15일 역시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불법구금 관세협박 전쟁 미국 규탄' '한·미·일 연합훈련 중단' 등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여 본부장은 이번 방문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 통상 당국 관계자 등을 만나 양국 간의 이견에 대한 후속 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 외 미국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지난 4일 현지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317명 등 475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체포·구금한 것으로 인한 파견 근로자 비자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ICE에 의해 구금됐던 317명의 한국인 근로자들은 구금 일주일 후 전세기로 귀국했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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