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첫 상영
|
① 국제영화제 체제로의 선언 '부산 어워드' 신설
그동안 아시아 신인 감독의 발굴에 집중해 온 부산국제영화제가 30주년을 기점으로 영화제 운영 철학에 제도적 전환을 시도했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경쟁 부문 '부산 어워드'에는 수지·이진욱 주연의 임선애 감독 신작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심은경이 출연한 일본 미야케 쇼 감독의 '여행과 나날', 장률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 비간 감독의 '광야시대', 배우 서기의 연출 데뷔작 '소녀' 등 총 14편이 초청돼 트로피를 놓고 경합한다. 심사위원장은 '곡성', '추격자'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이 맡았으며 수상작 발표는 26일 열리는 폐막식에서 진행된다. 수상자에게는 태국의 거장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이 디자인한 특별 제작 트로피가 수여된다.
|
개막작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다. 배우 이병헌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가장의 현실적 고난을 다룬 드라마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신설된 국제 관객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입증받았다. 이 외에도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힌드의 목소리', 라두 주데 감독의 '드라큘라',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그저 사고였을 뿐' 등 주요 영화제 화제작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영된다. 관객은 이들 작품을 통해 최근 세계 영화계의 흐름을 현장에서 접할 수 있다.
③'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첫 상영…관객과 함께하는 콘텐츠로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국내 최초로 싱어롱 형식으로 상영된다. 관객이 극 중 삽입곡을 직접 따라 부르며 영화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팬덤 문화와 영화 관람이 결합된 체험형 콘텐츠다. 연출을 맡은 메기 강 감독도 부산을 직접 찾아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상영 방식의 확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지향하는 '관객 중심 축제'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단순한 기념 행사를 벗어나 경쟁 체제 도입과 관객 중심 콘텐츠 실험을 통해 영화제의 다음 30년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기점에 서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이번 변화를 통해 아시아를 벗어나 세계 경쟁형 영화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시험받는 해가 될 것"이라며 "단순한 외연 확장이 아니라 영화제의 철학과 시스템을 어떻게 정비해 나갈 것인지가 진짜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