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총리 등 "위험한 언사" 강하게 비판
정부 "계약 중단 등 제재는 고려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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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극우 인사 토미 로빈슨이 주도해 지난 13일 런던에서 열린 '왕국 통합' 시위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집회 참석자들에게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해 스타머의 중도좌파 정부를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력이 당신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맞서 싸우지 않으면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타머 총리 대변인 데이브 페어스는 "영국 국민이 그런 언사를 받아들일 리 없다"며 "영국은 공정하고 관용적인 나라다. 거리에서 폭력과 위협을 조장하는 위험한 언어는 절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제3당 자유민주당의 에드 데이비 대표는 머스크가 "영국 민주주의에 개입하고 폭력을 선동했다"고 비난하며, 스타머 총리와 보수당 케미 바데노크 대표, 개혁당 나이절 파라지 대표가 함께 규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머스크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정부가 테슬라에 제공하는 계약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타머 총리 측은 정부 차원의 제재나 계약 중단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평화적 시위는 우리 가치의 핵심이지만, 경찰관을 공격하거나 피부색 때문에 시민들이 위협을 느끼게 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가 극우 및 극단적 우익 인사들을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미 유럽에서 로빈슨과 독일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 등과 연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로빈슨은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직 반이슬람 단체 지도자다.
머스크는 또한 영국과 유럽 정부가 추진하는 온라인 유해 콘텐츠 규제를 "표현의 자유 억압"이라며 꾸준히 비판해 왔다.
이번 시위는 표면적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웠지만, 연사들은 대부분 이민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극우 정치인과 인플루언서들이었다. 최근 영국 정치권에서는 불법 이민 문제가 큰 논란으로 떠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3만 명 이상이 소형 보트를 타고 도버 해협을 건너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